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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취업하고 싶어요” 연휴 잊은 청춘들
사회 사회일반

“올해는 취업하고 싶어요” 연휴 잊은 청춘들

취준생들 새해 벽두부터 가족·친구 뒤로한 채 도서관 발길
‘취업 성공·승진’ 소망… 저마다의 꿈을 향한 열기로 후끈

▲ 2016년 새해에도 취업난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오후 수원의 한 도서관 열람실이 취업과 승진 등을 준비하는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오승현기자
“오늘이 새해맞이 연휴라고요? 많이 받으라는 새해 복 대신 취업운은 꼭 받고 싶네요”

 

새해맞이 황금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오전 10시께, 거리에는 이른 아침부터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나온 이들로 북적였지만 취업준비생 김진표씨(27ㆍ가명)는 무거운 마음으로 오산시 오산동에 있는 중앙도서관으로 향했다. 

휴대전화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자가 연신 도착했지만, 김씨는 문자를 본체만체하고 평소처럼 도서관 내 열람실 좌석 예약기 앞에 줄을 섰다.

하지만 김씨와 같은 취업준비생들이 이날 도서관에 몰리면서 일반열람실 52개 좌석 중 남은 좌석은 거의 없었다. 김씨는 “연휴라고 집에서 쉬기에는 부모님의 눈치가 보여 도서관을 찾았다”며 “쉬는 날인데도 열람실이 꽉 찬 것을 보고 자극받아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푸념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찾은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학교 열람실도 상황은 비슷했다. 6인용 테이블마다 3~4명의 학생이 앉아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대부분 학생은 책 속에 파묻혀 올해 상반기 공채에 대비한 토익과 인·적성 검사를 공부하거나, 공무원 시험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해 공무원 시험에서 불합격했다는 박용규씨(27ㆍ가명)는 ‘9급 공무원 5개년 기출문제집’을 손에 들고 열람실로 향하고 있었다. 박씨는 “올해 9급 공무원 채용 인원이 역대 가장 많다고 해 이번에 꼭 합격해야 한다”면서 “연휴에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놀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새해인 만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공부하러 학교에 나왔다”고 말했다.

 

앞선 2일 오후 2시께 안양시 동안구 안양시립평촌도서관을 찾은 이들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평소 이 시간대에는 빈자리가 많아야 하지만, 이날 총 156석 중 절반 이상이 차 있었다. 진급시험을 준비하는 경찰관 백정원씨(31·여ㆍ가명)는 “얼마전부터 야간 근무가 없는 날이면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다”며 “경사 진급시험이 며칠 남지 않아 연휴에 공부하러 왔다”고 말했다.

 

새해를 맞아 3일간의 연휴가 이어졌지만, 취업과 승진 등을 준비하느라 이를 즐기지 못한 이들로 도내 도서관과 대학교 열람실이 붐볐다. 하지만 올해도 청년 고용시장의 문이 좁아지면서 취업준비생에게 더욱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8일 2015년 하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 상반기 기업 채용계획 인원이 적어도 2천명 가량 감소할 것으로 발표했다.

 

정민훈·이영웅·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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