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서비스가 더 넓게 일상의 영역으로 스며들고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발달로 모든 것이 무인화된 점포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조이박스는 무인세탁시스템인 ‘크린캐츠세탁프리’를 개발했다.
‘크린캐츠세탁프리’는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오픈매장으로, 점주가 없어도 아무 때나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가는 전자동 무인시스템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또 하나의 스트레스는 세탁소 이용이다. 직장인들이 주로 입는 셔츠나 정장은 집에서 세탁하기 쉽지 않아 세탁소에 맡겨야 한다. 그러나 세탁소 영업시간이 출퇴근 시간과 맞지 않다 보니 세탁물을 맡기기도 쉽지 않고, 다시 찾아오는 것이 만만치 않다.
시간이 맞지 않다 보니 일주일에서 열흘 만에 세탁물을 찾아오기 십상이다. 수거배달세탁도 시간 맞추기 어려운 데다 일정 금액 이상부터 이용할 수 있어 소량의 세탁물을 맡기기는 어렵다. 셀프세탁소를 이용하자니 1시간가량 빨래를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크린캐츠세탁프리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터치스크린 화면에 ‘세탁물 맡기기’를 선택하면 인증번호가 뜨는데, 해당 번호에 전화를 걸면 본인 인증이 된다. 요즘은 핸드폰이 본인인증 수단인 시대이다 보니 전화 송신 신호만으로 고객의 전화번호를 자동으로 접수한다.
이어 빈 보관함을 선택해서 세탁물의 모양에 맞는 캐비닛을 골라 물품을 넣기만 하면 된다. 세탁물은 관리자가 세탁공장으로 보내고, 완성된 세탁물을 다시 보관함에 넣으면 자동으로 고객에게 문자메시지가 발송된다. 세탁물이 보관된 캐비닛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요금을 결제하면 세탁물을 찾아갈 수 있다. 결제 방식도 현금, 카드, 휴대폰결제까지 다양하게 가능하다.
‘크린캐츠세탁프리’가 세탁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세탁물 수거와 세탁ㆍ수선의 분리다. 세탁공장에서 숙련된 수선사가 최고의 품질로 세탁, 수선, 리폼을 한다. 무인점포로 운영되다 보니 세탁 요금은 다른 유인점포보다 저렴하다. 가격 경쟁력은 철저한 품질 관리로 이어진다.
무인시스템인 캐비닛은 세탁, 택배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분야와도 접목할 수 있다. 현재 ‘크린캐츠세탁프리’는 칼, 가위 등 주방용 식기에도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예전엔 출장 칼갈이들이 많았지만 요새는 통 보기 어렵다. 칼을 갈려면 재래시장 대장간까지 찾아가야 한다.
이런 점에 착안해 ‘크린캐츠세탁프리’는 날이 무뎌진 칼이나 가위를 캐비닛에 넣으면 제휴를 맺은 재래시장 대장간을 통해 뾰족한 날로 탈바꿈시켜준다.
구두와 가죽도 무인 캐비닛을 통해 수선을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무인 캐비닛은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 수요는 늘지만 공급이 없는 물품들을 찾아 그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생활 아이템+무인… 편리함 극대화
장유순 대표는 몇 년 전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 맞춰 택배를 받는 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고민은 세탁물도 시간 맞춰 맡기기 어렵다는 생각으로까지 이어졌고, 캐비닛을 이용해 무인세탁소를 창업하게 됐다. 무인캐비닛을 활용해 무인세탁소뿐만 아니라 가죽 수선, 칼갈이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조이박스의 장유순 대표이사를 크린캐츠세탁프리 수원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무인세탁소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모든 것이 무인화되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면서 생활밀착형 아이템을 고민하다 세탁소가 떠올랐다. 정시퇴근이 쉽지 않을 정도로 바쁜 직장인들이 시간 맞춰 세탁소를 이용하긴 하늘의 별 따기다. 무인시스템으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에 더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사업까지 미친 것이다. 고객에게 편리함과 시간이라는 가치가 전해졌으면 한다.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상상할 수 없었던 영역까지 사람을 대체할 것이다. 특히 굳이 멀리 가지 않고 가까이서 사고자 하는 것, 또 가게 주인과 굳이 만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것과 같이 조금 더 현대인들이 편리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형태가 무엇이 있는지 계속 고민하고 연구할 계획이다.
유선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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