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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鼓
학교운영위원회 정당원 배제는 위법
이종규 2011-11-07 21:18 조회 2,733
올 학기 초 아이가 다니는 경기도내 한 중학교 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으로 입후보했다가 정당원이라는 이유로 등록 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

직업정치인도 정당간부도 아닌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억울한 기분과 함께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초중등교육법은 국가공무원 임용 결격사유가 있는 자는 학부모위원이나 지역위원이 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제31조의2) 그러나 그 외의 자격제한은 없고 하위법규에 위임한 내용도 없다.

반면 구성과 운영에 대해서는 기본 사항을 규정하면서 나머지는 시도의회에서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다.(법 제34조,시행령 제62조)

다시 말해 구성과 운영에 대해서는 초중등교육법의 한도 내에서 조례로 정할 수 있고, 또 그 조례의 한도 내에서 각 학교가 규정을 정할 수 있으나, 학부모위원과 지역위원의 자격에 대해서는 초중등교육법에서 위임한 바가 없으므로 조례로 정할 수 없고, 정했다면 무효이며, 그 무효인 조례를 근거로 학교규정에서 제한하고 있다면 그 또한 무효라는 얘기다.

따라서 경기도립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제5조에 ‘학부모위원ㆍ지역위원 및 교원위원의 자격은 해당학교 운영위원회 규정으로 정한다’고 정한 것은 상위 법률의 의임한계를 벗어난 위법한 입법이므로 무효다.

이 위법한 조례를 근거로 경기도내 학교의 88%정도가 정당원 배제조항을 두고 있어서 해마다 관련 민원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인천시 조례에는 정당원 배제조항도 없고 학교규정으로의 위임조항도 없어서 위법논란의 소지가 없고, 서울시 조례에는 아예 ‘정당의 당원이 아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물론 정당인의 학교운영위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학교에 봉사하기보다는 경력관리나 선거운동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접근하는 정치인들도 있는 게 사실이니까. 그러나 ‘정당인’과 ‘정당원’의 차이는 크므로 구분해서 판단해야 한다.

위 배제명분이 직업정치인이라 할 수 있는 정당간부나 공직선거 입후보자에게는 적용될 여지가 있으나 평당원의 정치활동의 권리까지 제한해야 할 공익적 필요성은 인정되기 어렵다. .

그리고 이러한 배제명분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배제의 근거는 적법해야 한다.

지난 9월 경기도의회에서 관련 조례 개정안(각 학교에 위임된 현행 자격조항을 주요 정당인만 확정적으로 배제하는 내용으로 개정)에 대한 찬반논란이 팽팽해서 심의를 유보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초중등교육법을 그대로 두고는 아무리 조례를 개정해도 정당원(또는 정당인) 제한은 위법이고 무효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교과부와 법제처도 ‘현행 법령 하에서 조례로 정당원을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나아가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한다 해도 엄격한 기준으로 직업정치인만 배제하는 것은 합법일 수 있으나 모든 당원을 배제하는 입법은 위헌의 소지가 크다.

그 이유는 첫째, 학교운영위원회 참가는 모든 학부모의 법적 권리(참정권)인데 정당원인 학부모에게만 이를 제한할 공익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둘째, 현행법 안에서 철저한 당적조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알려졌거나 의심되는 후보만 풍문으로 조회하는 불공정한 선거관리가 우려된다.

셋째, 행여 엄격한 당적조회가 가능하다고 해도 입후보 직전 탈당했다가 당선 후 재입당하면 그만이니 실효성이 없다.

그러니 전국 모든 시도의 교육청과 의회는 정당원의 학교운영위원회 참가를 제한하거나 학교규정으로 제한할 수 있도록 위임하는 조례를 즉각 철폐함으로써 2012년부터는 이런 소모적인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당원이 아닌) 정당인의 참여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시도의회에서 조례를 개정할 게 아니라 국회에서 초중등교육법을 적법하게 개정하도록 촉구할 일이다.

덧붙여 경기도, 인천시, 서울시의 조례가 모두 학운위원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 조항도 위법의 소지가 크다. 상위법에 그 근거가 없어 입법재량권을 일탈한 조례로 보이고, 실질적으로도 둘 이상의 자녀를 둔 학부모가 두 학교에서 학부모위원이나 지역위원을 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된단 말인가?

중학생 학부모 또는 진보신당 안양시당원협의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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