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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바꾸자] 17. 자동차 공회전 이제 그만

“벌금도 안내는데…” 시민의식도 ‘헛바퀴’

조철오 기자 jco@kyeonggi.com 노출승인 2016년 06월 02일 19:44     발행일 2016년 06월 03일 금요일     제0면
▲ 가려진 공회전 금지 표시
▲ 가려진 공회전 금지 표시

“어차피 잠깐 있다가 갈 건데 뭐 하러 시동을 꺼요? 벌금도 안 내던데요 뭐…”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경유차량 등이 지목되고 있지만 대형 버스는 물론 대부분의 시민들이 습관적으로 ‘자동차공회전’을 하고 있어 의식의 개선이 요구된다.

2일 오후 수원화성 행궁주차장에서는 10분 이상 공회전을 하고 있는 대형 관광버스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버스에서 관광객들이 우르르 내린 뒤에도 기사들은 시동을 끄지 않고 화장실을 가거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빈번했다. 

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돌아오기 20분 전부터 시동을 켜고 에어컨을 가동하는 차량도 다수였다. 주차장 내에서 공회전이 잘못됐음을 알려야하는 안내문조차 공연 홍보물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중국인들을 태우고 온 관광버스기사 P씨(45)는 “관광버스의 대부분이 경유 차량이라 공회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관광객들이 관광을 마치고 차를 탔을 때 내부가 시원하지 않으면 항의하는 일이 잦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공공기관 내에서 아무렇지 않게 공회전을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경기도청 내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서 관용차량을 공회전 시킨채 동료를 기다리고 있던 한 공무원은 “공회전이 안 좋은 것인지는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규정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 2003년 공회전 제한지역을 지정하고, 지정된 지역에서 5분 이상 공회전을 했을 경우 단속 및 권고 후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자동차공회전 제한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하지만 이 조례를 근거로 벌금을 부과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터미널, 백화점 등 인구밀집지역에 지정된 공회전 제한지역 안내문도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로 수원시에 위치한 A백화점의 경우 총 1만㎡ 가량의 주차장 한층당 3개의 안내문이 고작이었으며, 터미널이나 관공서 등도 안내문을 찾아보기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전문가들은 공회전이 대기에 나쁜 영향을 주는 만큼 적극적인 단속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시민들 스스로 공회전이 자신과 타인을 오염에 노출시킨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영기 수원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공회전 시에는 오염물질이 배출돼 대기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단속을 강화하거나 시민 인식 개선 등 적극적 참여 유도가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송승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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