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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설원기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문화예술 빈부 격차 완화 나의 일은 행복지수 높이기!

류설아 기자 rsa119@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3월 01일 16:34     발행일 2017년 03월 01일 수요일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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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이 2월1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 10년 동안 재단의 수장이 바뀔 때마다 조직개편이 이뤄졌고, 이번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다섯 번째다. 재단 직원들은 2년마다 ‘통과의례’처럼 찾아오는 조직개편과 대규모 인사이동에 상당한 피로도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조금 달라 보인다. 설원기 대표이사는 “임기 2년은 너무 짧다. 시작하면 끝날 것 같다. 신임 대표들은 나와 또 다른 생각,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조심스럽고 급한 두 가지 마음이 교차했다. 개인적인 욕심보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즐거운 직장’의 기반을 다지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설 대표는 조직개편 논의 과정에서 재단이 수탁 운영 중인 경기도 공공 문화예술기관장들의 의견을 수용해 개편안을 전격 수정했다. 직원들이 희망하는 업무를 사전 조사한 후 이를 고려해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직원들 사이에서 ‘포커페이스’로 통했던 설 대표는 ‘합리적인 우리 대표’로 불리기 시작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재단은 ‘진짜 성년’이 될 수 있을까. 그 기로에서 설 대표가 그리는 미래상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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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재단은 경기도가 1997년 국내 최초로 설립한 문화재단이다. 경기도민을 위한 문화예술 창작 지원과 보급, 향유기회 확대, 문화유산 발굴 및 보존, 경기 정체성 확립 및 강화 등을 수행한다. 지난 2009년부터는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등 도립 공공 뮤지엄과 센터 10여 기관을 수탁 운영 중이다.

지난해 9월, 이 어마어마한 조직의 수장으로 설원기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그는 미국 벨로이트 대학교와 프랫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덕성여대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학과장, 한국예술영재교육 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재단 설립 이후 순수예술인이 대표직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예술가이자 교수로는 유명했지만, 도민은 물론 재단 직원들에게도 낯설고 뜻밖의 리더였다. 

이처럼 ‘엘리트코스’를 밟아 온 설 대표에 대한 편견에 재단이 순수 예술 지원에 무게중심이 쏠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직개편의 뚜껑을 열자, 정반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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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하는 사람이니까 엘리트주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재단 대표나 예술가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장 쑥스럽고 창피한 일이 우리나라가 행복지수 낮은 나라로 꼽힌다는 점이다. 어떻게 하면 행복지수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인가를 예전부터 고민해 왔다.”

일단 내부적으로는 소통과 전문성 강화를 통해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조직 안정화를 꾀하는 모양새다. 기존 문화유산본부와 뮤지엄본부를 없애고 대표이사 직속으로 뮤지엄위원회와 문화예술진흥위원회를 운영한다. 각 위원회는 소속 뮤지엄 기관장과 재단 내 부서장 또는 팀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뮤지엄 운영 방향이나 재단 문화예술정책에 관한 의견을 공유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는 불균형이 심각한 문화예술계 구조때문이다. 엘리트예술을 즐기는 사람도 문화예술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있다. 문제는 다수가 대중문화이든 고급문화이든 양쪽을 오가며 즐길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만 행복지수가 올라간다. 재단은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대중문화부터 문화예술의 가치를 느끼면서 그 만족감과 관심이 다른 영역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외부적으로는 재단이나 소속 뮤지엄들이 좀 더 도민에게 다가가는, 대중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분야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콘텐츠 축적사업, AR, VR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전시 서비스 구축 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실행방법은 ‘재활용’이다.

기존에 진행해 온 이벤트, 공연, 전시, 연구, 강의 등 모든 콘텐츠를 인터넷으로 즐길 수 있도록 재구성해 제공하는 것이다. 영상물로 제작해 이동이 힘들거나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도내 소외계층을 찾아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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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은 관람객 관리가 체계적으로 정보화되어 있다. 우리나라 기업 역시 물건 하나를 구매해도 소비자의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확보한다. 뮤지엄도 관람객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도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접점인 공공 뮤지엄의 스마트한 변신도 추진한다. 정보화가 첫 단계다. 관람객 취향을 분석해 재단 소속 다른 뮤지엄의 각종 프로그램을 문자나 이메일로 전달하며 방문율을 높인다. 각 뮤지엄에는 인터랙티브(상호 작용) 가능한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도내 문화예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조직개편은 대부분 옳은 생각, 옳은 반성에서 나온다. 문제는 ‘어떻게 운영하느냐’다. 조직개편의 궁극적인 목적은 ‘도민의 행복지수 높이기’다. 도민은 직원도 포함한다. 직원이 자신의 일을 의미있게 여기며 즐겁게 재단의 미래를 만들어가기를, 도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데서 보람을 얻기를 바란다.”

글_류설아기자 사진_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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