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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심리적 실업

우형록

우형록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3월 19일 20:11     발행일 2017년 03월 20일 월요일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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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연간 고용동향에서 실업률과 고용률이 동시에 상승하였다. 두 지표는 취업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반대의 개념이라, 고용시장의 일반상식이 깨진 것이다. 고용률은 60.4%로, 취업자는 2천623만 5천명으로 전년대비 29만 9천명이 증가하였다. 실업률 또한 3.7%로 글로벌금융위기 직후를 갱신한 최고치이다. 실업자는 101만 2천명으로 전년대비 3만 6천명이 증가하였다.
이런 모순된 현상은 5,60대 이상의 고령자나 여성의 취업률 상승에 기인한다. 청년실업률(15~29세)이 9.8%로 역대 최고치임에도 불구하고 착시가 일어난 것이다. 고용의 질 또한 비정규직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낙후되고 있다. 저성장과 불확실성이 취업기회의 감소로 이어지고 나아가 고용의 질이 저하되는 경향은 비단 우리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질 낮은 고용은 개인에게 무직상태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은 주지만 불만족스러운 업무나 처우로 야기되는 심리적, 경제적 비용은 가늠하기 힘들다. 선진국들은 이를 불완전고용으로 정의하고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불완전고용은 개인의 직무만족, 조직적응, 창의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나태함, 조기이직, 반생산적 행위를 초래함으로써 심각한 사회불안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불완전고용은 낮은 임금 수준이나 비정규직과 같이 부실한 고용안전성으로 흔히 언급되지만, 개인이 애초에 일하고 싶던 직종이나 근무분야가 아닌 경우도 포함된다. 특히 과잉자격은 지식, 교육, 경험 등의 측면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요구되는 수준보다 개인이 보유한 능력이 더욱 뛰어난 경우를 일컫는다.
국내의 과잉자격 통계는 없지만 미국, 캐나다, 영국의 노동관청 자료에 의하면 재직자 중 1/3이 과잉자격이라고 한다. 한국의 높은 교육열과 ‘스펙쌓기’, ‘가방끈 늘리기’와 같은 경쟁적 사회풍조를 고려할 때, 과잉자격에 의한 산업현장에서의 부작용은 이미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정치적으로 힘든 시기이지만, 고용시장 수급의 양적 불균형뿐만 아니라 질적 불균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나서서 지표개선만을 위해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하는 행위는 지양되어야 한다. 자본주의의 사회안녕은 양질의 일자리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우형록 한양대 산업융합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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