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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터뷰] 수원출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김동욱 교수

“만성골수성백혈병 악화 비밀 규명… 의학계 오랜 숙제 풀어 뿌듯”

송시연 기자 shn8691@hanmail.net 노출승인 2017년 03월 19일 20:34     발행일 2017년 03월 20일 월요일     제11면

지난달 전 세계 의학계 이목이 한국의 한 의학 연구팀에 집중됐다. 김동욱(56)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팀이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치료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유전자 ‘코블1(Cobll1)’을 찾아낸 것. 만성골수성백혈병은 만성기의 순한 상태가 지속되다가 항암치료에 실패할 경우 암세포가 무한히 증식하는 급성기로 전환, 사망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그동안 세계 의학계는 이 급성기로 변화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매진했지만, 베일을 벗겨 내기란 쉽지 않았다. 이러던 중 김 교수팀이 14년 연구 끝에 세계 의학계의 오랜 숙제이자, 염원을 풀어낸 것이다. 김 교수로부터 그동안 연구 성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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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랜 시간 끝에 연구에 성공했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A 만성골수성백혈병이 만성기에서 급성기로 전환되는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 의학계의 오랜 숙제였다. 이번 연구는 그 실마리를 푼 것이다. 첫 단추를 끼웠다는 의미에서 개인적으로 뿌듯하기도 하고, 지난 14년간 해왔던 것 중에 하나를 이뤘다는 것에 보람차다.

Q 이번 연구결과가 정확하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A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치명적인 이유는 갑작스런 급성기 전환과 그에 따른 환자의 사망이다. 2000년대 표적항암제가 도입된 이후에는 사망률이 현저하게 줄었지만, 항암치료에 실패하고 급성기로 전환됐을 경우 1년 이내에 사망하게 된다. ‘코블1’ 유전자를 찾아냈다는 것은 급성기로 넘어가는 환자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설사 넘어갔더라도 이를 억제하는 약을 개발해서 다시 만성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연구 결과가 발표된 ‘루케미아(Leukemia)’는 전 세계 혈액암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라 할 수 있다. 논문을 싣는 것조차 하늘의 별따기인데, 이곳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의미있는 논문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전 세계 혈액암 대가들이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Q 14년동안 어떤 연구들이 진행됐는지.
A 2003년 정부과제로 처음 받아 진행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총 3번의 정부과제를 받았다. 그 사이 2010년 지금의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결과물을 얻었다. 인간 유전자 3만4천개 중에서 450개가 백혈병 진행과 연관이 돼 있을거라는 추측을 했고, 이 유전자를 줄여나가는 연구를 진행했다. 처음 450개가 74개로 줄었고, 3년 전 14개로 압축시켰다. 14개 중 현재까지 알려져있지 않으면서 아무도 연구를 하지 않았던, 2개를 골라 연구를 계속했고, 그중 하나가 ‘코블1’이다. 이 유전자를 찾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수많은 유전자를 줄여나가는 과정을 이어온 것이다. 


Q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나.
A 한가지 주제만을 가지고 연구했다는 점이다. 한가지 분야만 연구하는 연구팀이 구성돼 있다는 점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또 이런 유전자를 분석할 때는 수 없이 많은 과학자들이 참여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같은 연구를 진행할 수 있던 팀들이 있었다. 2년전 김홍태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교수, 명경재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 등과 함께 프로젝트팀을 구성했고, 2달에 한번씩 연구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여기에 연구비가 필요할 때 연구비 지원도 꾸준히 이어졌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특히 한국백혈병은행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한국백혈병은행은 2002년 한국인 만이 가진 백혈병 세포의 각종 기초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동안 진단법을 개발함과 동시에 국내 타 연구기관의 관련 연구에 활용하기 위한 정보 네트워크을 갖춰왔다. 연구를 위해서는 처음 진단 때부터 치료 중간 중간의 환자 검체가 필요한데, 연구에 필요한 환자의 검체가 한국백혈병은행에 보관돼 있었다. 한국백혈병은행에서 환자 검체를 15년 넘는 기간 꾸준히 보관해왔기 때문에 유전자를 추적할 수 있었다. 


Q 지금은 어떤 연구가 진행되고 있나.
A 현재는 추가적인 실마리를 풀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유전자를 활용해 진단키트와 치료제를 만들 계획이다. 방법에 대해서는 지난해 이미 세계특허를 등록한 상태다. 진단키트는 숙명여대 연구팀에서, 치료제는 국내에 유사한 물질에 대해 연구하는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논문에 채 발표는 안했지만, 추가로 환자에 대한 활용성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특히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연구비 확보에 매진할 계획이다. 연구사업단을 만들어 정부 연구비를 장기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Q 환자 진료와 학생 교육에 연구까지 쉽진 않았을 것이다.
A 저와 같은 임상교수들은 환자도 봐야 하고, 연구도 해야 하고, 학생도 교육시켜야 한다. 논문도 꾸준히 써야하고, 틈틈이 외국 강의도 진행한다. 연구원 월급을 제가 직접 줘야 하기 때문에 연구비를 벌어야 하는 것도 제 몫이다. 때문에 연구를 하는 교수들이 적을 수밖에 없다. 보통 대학병원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교수가 10%가 채 안된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연구를 제대로 하려면 연구비가 있어야 하는데, 연구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해외의 경우 우리보다 조건이 좋고, 돈의 단위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이 정부에서 주는 연구비다. 하지만 정부 연구비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기업이 동참하면 좋은데,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런 쪽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행여 진행하더라도 외국 기업에 비해 턱없이 적다. 병원에서도 진료 잘해서 돈 잘 버는 교수가 인정받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까지 더 많은 것을 연구해야 하고, 환자들을 위한 더 많은 치료제가 나와야 함에도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다. 거꾸로 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Q 의학연구 성과가 많이 도출 되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A 연구비의 50%는 정부지원이고, 50%는 자체적으로 마련한다. 사실 좀 아쉬운 부분은, 더 많은 연구비 지원이 있었다면 조기에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또 행여나 연구비를 받았다 하더라도, 연구를 평가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형식적이다. 중요한 연구결과를 토론해야 할 시간에 연구비 정산과 관련한 보고서를 쓰며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많다. 평가 자체를 과정이 아닌, 성과 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송시연기자 /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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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교수는…

● 수원 신풍초ㆍ삼일중, 서울 중경고 졸업
●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의학 학사ㆍ석사ㆍ박사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혈액내과 교수
●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연구센터 연구원
●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교 부속병원 혈액종양내과 연구원
●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연구센터 교환연구교수
● 미국 워싱턴주립대학교 이식면역연구소 교환연구교수
● 한국백혈병세포유전자은행 대표
● 가톨릭대학교 분자유전학연구소 소장
● 아시아태평양만성골수성백혈병연구회 위원장
● 세계만성골수성백혈병재단 이사
● 유럽백혈병네트워크 패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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