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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래 상인 두 번 죽이는 악플러들, 큰일이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3월 19일 21:42     발행일 2017년 03월 20일 월요일     제23면
‘악덕 바가지 소래포구. 동정심 안 생김. 상인들 본인들이 알아서 하시오.’ ‘소래포구는 망해도 됨.’ ‘무허가 좌판놈들이 지들이 태운 거 지들이 치우라고 해라. OOO집합소 소래포구 불법영업하고 음식에 장난질하는 쓰레기들 집합체.’
소래 포구 상인들을 향한 악플이 도를 넘고 있다.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에게 쏟아지는 악담(惡談)이다. 화재 발생 이후 언론 기사에 많은 댓글이 붙고 있다. 어림잡아 90% 가까이가 악플이다. 가장 많은 악플 내용은 소래포구의 비싼 요금이다. 이른바 바가지요금을 욕하는 글이다. 다음으로, 상인들의 불법 영업행위를 비난하는 글이다. 불법 좌판 상행위를 비난하는 악플이다. 그 표현이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다.
과연 이들의 비난이 실체적 진실에 맞는가. 그렇지 않다. 제철을 맞은 주꾸미의 경우를 보자. 도내에서 거래되는 도매가격이 ㎏당 1만5천원(중국산), 2만5천원(국내산)이다. 시중 식당 가격은 대략 2만8천원(중국산), 3만5천원(국내산)이다. 소래포구의 소매가격은 도내 도매가격과 같다. 다른 지역에서 잡은 어종을 판매한다는 비난도 옳지 않다. 다른 어시장도 다양한 원산지 어종을 모아 판매하는 종합 어시장 형태다.
불법 좌판 상행위를 비난하는 것도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소래포구는 오래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어촌이다. 젓갈류를 일본 등지에 수출하면서 형성됐다. 현행 법률에 의한 적법성을 따지기 훨씬 오래전부터 형성된 체계다. 물론 이를 적법하게 맞춰나가야 할 책임은 있다. 그 과정이 이런저런 사유로 늦어지면서 무등록 좌판의 형식으로 존재한 것이다. 일반적 불법 행위와 구분해야 할 특수성이다.
그런데도 저주 섞인 악플이 넘쳐나고 있다. 또다시 반복되는 무책임한 익명의 저주다.
332개 좌판 가운데 220개가 불에 탔다. 소방서는 그 피해를 6억5천만원으로 추산했지만, 실제 피해는 천문학적이다. 연중 최고 매출을 올리는 꽃게 성어기라는 계절적 특수를 감안하지 않았다. 보상받을 길도 막막하다. 좌판이 무등록 시설이어서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다. 보험을 통한 피해 보상은 ‘0원’이다. 재난 지원금을 검토하지 있다지만 실현 가능성도 미지수고, 기대되는 보전 액수도 턱없다. 더 걱정인 것은 수도권 지역 최대 명소의 쇠락이다. 소래포구 주변은 이미 신도시 개발이 이뤄졌다. 좌판 상인을 포함한 이 일대 상가가 남아 명맥을 유지해왔다. 이번 화재로 소래포구의 미래는 암울해졌다. 재건 여부도 불투명하고, 관광 명소로서의 명맥을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
이런 마당에 ‘망해도 된다’느니 ‘쓰레기 악덕 상인들 청소’라느니 ‘지원하지 말라’느니 저주가 쏟아지는 것이다. 이게 정상적인 사회인가. 어쩌다 이 사회가 이렇게까지 됐는가. 잿더미로 남은 소래포구 잔해만큼이나 참담한 인터넷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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