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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석식 중단, 아이들을 위한 길인가요

도교육청 금지 방침 발표 이후 학생들 인스턴트로 끼니 해결
건강권 위협 “대책 마련 절실”

정민훈 기자 whitesk13@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3월 20일 21:57     발행일 2017년 03월 21일 화요일     제1면

▲ 20일 오후 석식이 제공되지 않는 수원의 한 고교 학생들이 학교 인근 편의점에서 빵ㆍ라면 등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 20일 오후 석식이 제공되지 않는 수원의 한 고교 학생들이 학교 인근 편의점에서 빵ㆍ라면 등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친구들 대부분이 편의점에서 저녁을 때워요. 돈이 부족하면 삼각김밥 하나로도 버텨요”

20일 오후 6시10분께 수원시 영통구 A 고등학교 정문에서 100여m 떨어진 한 편의점. 이곳에는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기 전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온 학생들로 가득했다.

학생들은 삼각김밥과 라면, 빵 등 인스턴트 식품으로 저녁을 해결하는 모습이었다. 김재현군(18ㆍ가명)은 “밤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하는 학생 대부분이 편의점에서 밥을 먹는다”면서 “편의점 음식이 질릴때면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치킨이나 피자를 사먹는다”고 말했다.

고양 B 고등학교도 다르지 않았다. 전교생 1천300여 명 중 40명가량이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는 이 학교는 절반 가량의 학생이 저녁 밥을 먹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실정이다.

부천 C 고등학교도 40명 안팎의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하지만 매점 등에서 빵을 사먹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자율학습 감독을 맡고 있는 교사 김찬구씨(30ㆍ가명)는 “상당수 학생이 저녁을 먹지 않고 공부하기도 해 석식 중단 이후 학생들의 건강이 염려스러울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1월 고교 석식 금지 기본 방침을 발표한 이후 새 학기를 맞아 도내 곳곳에서 학생들이 인스턴트 식품 등으로 저녁을 해결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본인 희망에 따라 학교에 남아 공부하는 학생 중 일부는 밥을 굶고 공부하는 등 학생 건강권 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조미혜 성남시고등학교 운영위원협의회 회장은 “결국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본 것”이라면서 “도교육청이 충분히 학교와 학부모와 협의를 했으면 이러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석식 실시 여부는 학교장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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