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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소환] 시민 반응, “또다시 실망…검찰이 모든 죄 밝혀내길”

유병돈 기자 tamond@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3월 21일 10:51     발행일 2017년 03월 21일 화요일     제0면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국민에게 끝까지 실망감만 안기네요”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조사에 출두한 21일 오전 9시24분, TV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날 오전 9시께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수원역과 권선구에 있는 수원종합버스터미널 대합실은 대체적으로 한가한 모습이었다. 대합실에 설치된 TV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상황이 생중계되고 있었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이 결정된 지난 10일에 비해서는 관심도가 적어 보였다.

오전 9시20분께 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곧 도착한다는 자막이 뜨자 시민들은 속속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뭔가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겠느냐”며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전 9시24분 검찰에 출두한 박 전 대통령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말한 뒤 검찰 청사로 들어가버리자, 시민들의 기대감은 탄식으로 뒤바꼈다. 나지막하게 욕설을 내뱉는 일부 시민들도 있었다. 중장년층 시민들을 혀를 끌끌 차며 고개를 저었고, 20~30대 젊은 층 시민들은 굳은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간접적으로 표출했다.

시민 이재실씨(64ㆍ여)는 “기대도 안 했지만 또다시 실망스러운 발언이었다”면서 “어제부터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고 하더니 겨우 저런 두 문장뿐이라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강상우씨(39)도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말을 누가 믿겠느냐”면서 “지금까지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던 것을 생각하면 검찰 조사에서도 뻔뻔하게 무죄를 주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대학생 윤동진씨(25) 또한 “단 두 문장으로 국민들에게 사과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면서 “이제는 검찰이 특검만큼 진지한 자세로 수사에 임해 박 전 대통령의 모든 혐의를 명명백백하게 입증해 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9시10분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목포방면) 식당 안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에서 출발했다는 TV화면 속 뉴스자막이 흘러나오자 식사를 하던 시민 30여 명이 일제히 TV화면으로 고개를 돌리고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잠시후 박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하는 장면이 나오자 시민들은 식사를 멈춘 채 삼삼오오 TV앞으로 모여들었고, 주방에 있던 조리사와 아주머니들도 TV화면을 주시했다. 시민들은 팔짱을 끼거나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일부는 “아이구야”, “저게 무슨 망신이냐”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쏟아내기도 했다.

박정택씨(66ㆍ화성시)는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돼 나라망신을 다 시켰다”며 “검찰에서 제대로 조사해 범죄혐의를 낱낱히 입증해주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바란다”고 말했다.

권혁준ㆍ유병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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