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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5월… 골목길 영세 자영업자 ‘잔인한 달’

임대료 내기도 빠듯한데 대선까지 직장인 쉴때마다 매상 곤두박질
구월동 인근 식당·상가마다 한숨
납기 때문에… 휴무 ‘그림의 떡’ 중소기업 근로자들 오히려 박탈감

김준구 기자 nine9522@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4월 20일 20:49     발행일 2017년 04월 21일 금요일     제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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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반갑기는 커녕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53·여)는 요즘 5월 달력을 넘겨보기가 무섭다. 최장 11일 가까이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 때문에 매상이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다음 달은 주말과 일요일을 제외하고도 근로자의 날(5월1일)을 비롯해 석가탄신일(5월3일)과 어린이날(5월5일) 등 징검다리 연휴가 몰려있다. 여기에 19대 대통령선거(5월9일)도 휴일로 끼어있다. A씨는 이곳에서 보증금 2천만 원에 110만 원씩의 월세를 내며 가게를 운영한다.

평일에는 근처 직장인들이 찾아와 근근이 운영을 해왔지만, 휴일이 많은 다음 달은 매상이 바닥을 찍을 수밖에 없어 벌써부터 월세 낼 걱정이 태산이다.

A씨는 “남들은 연휴라며 놀러갈 계획 세운다고 난리인데, 우리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그저 먼 나라 얘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에 있는 다른 가게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골목에서 작은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 B씨(51·여)도 몇 달 전에 두 딸의 성화에 못 이겨 연휴기간 동안 동해바다로 여행을 가자고 약속을 했지만, 이미 계획을 접은 지 오래다.

월세를 맞추려면 쉬는 날도 가게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평달에도 월세 맞추기가 빠듯한데 다음 달은 마이너스가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래도 조금이나마 적자를 만회하려면 빨간 날도 문을 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과 월급봉투가 얇은 직장인들도 황금연휴가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중소기업들은 납기지체 등을 이유로 하루나 이틀 정도만 쉴 뿐 공휴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인들도 어린이날에다 어버이날까지 몰려있어 목돈이 들어가야 할 형편이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않아서다.

남구에서 조그만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는 C씨(42)는 “가족끼리 외식이라도 한번 해야 되고 어버이날 부모님 용돈도 드려야 되는데,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대출이자랑 세금 내고 나면 여윳돈이 거의 없어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정부는 5월 첫째 주 평일을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방안을 올해 초 검토했었지만, 생산·조업일수 감소와 해외여행 증가 등 단점이 클 것으로 보고 없던 일로 했다.

김준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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