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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역 집창촌’ 기억할까 잊을까

‘도심 속 흉물’ 정비사업 시동 “여성 인권침해 현장 보존해야”
시민단체, 조형물 조성 요구 상인들 “경제활성화 악영향”

이관주 기자 leekj5@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4월 20일 21:22     발행일 2017년 04월 21일 금요일     제0면

도심 속 ‘흉물’인 수원역 집창촌을 정비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조형물 조성 등 집창촌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권침해 등이 자행된 장소임을 잊지 말자는 취지이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20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시는 수원역 앞 성매매업소 집결지 2만 2천662㎡를 정비하기 위한 ‘2020 수원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변경(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주민공람은 마친 상태로, 이달 중 수원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5~6월께 변경안을 고시하면, 본격적으로 정비사업 시행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시는 지난해 12월20일 유관기관ㆍ시민단체 등과 ‘성매매방지 실무협의체’를 구성, 정비 사업 및 종사 여성을 위한 지원책 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협의체에 참여하는 한 시민단체는 집창촌 정비사업 구역 내 집창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리는 조형물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원시에 개진했다. 더 나아가 사진 등 집창촌 관련 기록물을 전시하거나 세월호 참사 당시 교실을 그대로 보존한 ‘단원고 기억교실’과 같이 종사 여성들이 실제 성매매를 하던 장소를 재현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단체 관계자는 “수원역 성매매집결지는 수십 년 동안 여성 인권침해가 자행됐고, 아직도 진행 중인 공간”이라며 “이러한 현실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특별한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추진 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대표 상권인 수원역의 땅값이 만만치 않은데다 집창촌 자체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비사업 자체가 토지주 조합 또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진행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에서 사업 시행자들이 상권의 일부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기억공간 마련에 선뜻 나설지도 미지수다.

성매매집결지 인근 한 상인은 “정비사업를 통해 수원역 일대 상권을 더욱 키워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텐데 굳이 옛 집창촌의 기억을 되돌리는 자리가 생긴다면 상인들과 시민들이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수원시 관계자는 “조형물 설치 등 의견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은 하고 있다”면서도 “시에서 권고는 할 수 있겠지만, 정비사업이 민간 주도로 이뤄지는 만큼 추후 시행사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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