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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말·색깔론 접고 정책선거로 가야한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4월 20일 20:49     발행일 2017년 04월 21일 금요일     제23면
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선거판은 벌써 이전투구 양상이다. 막말과 색깔론,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선거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도지는 고질병인 네거티브전이 되풀이되면서 유권자들은 짜증스럽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앞당겨 실시되는 5ㆍ9 대선은 국정농단으로 흐트러진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고, 안보 및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역주의에 기초한 편가르기와 분열ㆍ증오의 정치를 끝내고 통합과 혁신의 새 정치를 이뤄내야 하는 역사적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데 변화와 혁신의 새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대선 후보와 캠프의 언행은 도를 넘어 삼류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전주 유세에서 “문재인이 대북 송금 특검을 해서 김대중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내 버렸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돼야 전북 출신 인사가 차별을 안 받는다”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손학규 국민의당 선대위원장은 18일 대구 유세에서 “홍찍문(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 된다)”이란 말로 반문 정서를 자극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19일 손 선대위원장을 겨냥해 “이번 선거가 끝나면 해남 토굴로 가서 또 정치 쇼하지 마시라”고 퍼부었다. 홍 후보는 앞서 “좌파 셋에 우파 하나가 나왔는데, 선거에서 못 이기면 낙동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며 보수층을 자극했다. 또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실상 대북 정책에 한해서 대한민국 대통령은 김정은이 되는 것이고, 안 후보가 되면 실질적 대통령은 친북좌파인 박지원 대표가 된다”며 색깔론을 폈다. 선거 때면 보수정당이 안보 불안심리를 부추기려 이념공세를 펴곤 하지만 후보가 직접 상대 후보에 색깔론을 들이댄 건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이번 선거가 보수 대 진보 구도가 무너지고 야야(野野)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 높아지면서 문ㆍ안 후보의 경쟁이 치열하다. 두 후보 진영은 ‘가족’ 영역까지 파고들며 상대 후보에 비수를 꽂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 딸의 재산 관련 의혹을 시작으로 안 후보 부인의 ‘보좌진 사적 업무지시’를 놓고 “안 후보 부부에게서 박근혜·최순실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했다. 이에 맞서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의 아들에 관한 특혜 채용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맞서고 있다.
각 후보와 캠프의 색깔론,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 막말은 구시대적 정치 퇴행이다. 당장의 득표를 위한 저질 언행은 선거를 혼탁하게 하고 선거 후유증만 남긴다. 유권자들은 저급한 구태 정치에 실망감만 느낄 뿐이다. 후보들은 상대를 흠집 내는데 열을 올리는 대신 품격을 갖추고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막말을 일삼는 후보를 견제하고 냉철하게 옥석을 가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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