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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경기도] 답답한 도서관은 그만~ 도서관에서 놀자!

손의연 기자 kiteofhand@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5월 01일 16:40     발행일 2017년 05월 01일 월요일     제0면
오산 꿈두레도서관의 1박2일 독서캠프가 가족 간의 유대감은 물론 아이들의 인문학적 소양, 그리고 호연지기 형성에 큰 도움을 주며 시민들에 호응을 얻고 있다. 깊어가는 밤, 독서캠프에 참가한 가족들이 독서와 캠핑을 즐기고 있다.
▲ 오산 꿈두레도서관의 1박2일 독서캠프가 가족 간의 유대감은 물론 아이들의 인문학적 소양, 그리고 호연지기 형성에 큰 도움을 주며 시민들에 호응을 얻고 있다. 깊어가는 밤, 독서캠프에 참가한 가족들이 독서와 캠핑을 즐기고 있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 캐치볼을 하는 아이들, 비눗방울을 불며 노는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공용 수돗가에는 엄마들이 모여 야채를 씻고 있다. 평상 옆에서는 고기가 지글지글 익어가며 맛있는 냄새를 풍긴다. 익숙한 캠핑 모습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산시에 사는 이웃 네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1박2일 캠핑을 하는 중이다.

신나게 어울린 아이들이 텐트 대신 수선화, 능소화, 금낭화, 해당화 등 꽃 이름이 붙은 원통형의 숙소 중 한개 동에 모인다. 이내 엄마가 읽어주는 책속으로 빠져들어 재잘재잘 상상의 나래를 편다. 

책은 끊임없이 나온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주위로도 책이 쌓여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잇달아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에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도 더욱 반짝인다. 캠핑장인듯 캠핑장 아닌듯, 이곳은 도대체 어떤 곳일까. 

가족과 함께 캠핑하며 책 읽는 ‘오산 꿈두레도서관’
정답은 ‘도서관’이다. 옆사람에게 피해라도 갈까 봐 살금살금 걸어다니고 조용조용 책장을 넘기는 여느 도서관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이 도서관은 바로 오산시의 꿈두레도서관이다. 얼핏 보면 캠핑장 같은 이곳은 전국에서 캠핑할 수 있는 최초의 도서관으로 명물이 됐다. 

“도서관에서 친구들이랑 뛰어놀고 고기도 먹으니까 아주 좋아요.”
지난 7일 오후 8시 오산 꿈두레도서관에서 캠핑을 하고 있는 이헌웅군(광성초 4학년)은 이같이 말하며 해맑게 웃었다. 

꿈두레도서관은 2014년 개관, 기획 단계부터 책 읽으며 캠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북캠핑장은 무료로 운영한다. 이용 조건은 두 가지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어야 하고, 퇴소시 동반한 아이들은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오산 시민의 신청을 1차로 접수하지만, 도민 누구나 신청하고 이용할 수 있다. 한겨울을 제외하곤 대기자가 있을 정도로 인기있다.  

오산 꿈두레도서관의 1박2일 독서캠프가 가족 간의 유대감은 물론 아이들의 인문학적 소양, 그리고 호연지기 형성에 큰 도움을 주며 시민들에 호응을 얻고 있다. 깊어가는 밤, 독서캠프에 참가한 가족들이 독서와 캠핑을 동시에 즐기고 있다.
오산 꿈두레도서관의 1박2일 독서캠프가 가족 간의 유대감은 물론 아이들의 인문학적 소양, 그리고 호연지기 형성에 큰 도움을 주며
시민들에 호응을 얻고 있다. 깊어가는 밤, 독서캠프에 참가한 가족들이 독서와 캠핑을 동시에 즐기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엄마랑 <고맙습니다 별>이라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썼어요. 평소 친구들과 도서관의 축구장을 많이 이용하는데, 오늘 같은 캠핑은 처음이라 신기해요. 우리 친구들 사이에선 도서관을 약속장소로 잡는 경우가 많아요. 오늘처럼 동생들과 같이 놀고 맛있는 것도 먹다가 책을 읽으니 부담스럽지도 않고 즐거워요.”(이헌웅군)

아이들의 즐거움은 부모의 기쁨이다. 특히 독서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부담이 될까 강요하지 못했던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함께 책읽는 습관을 만들 수 있어 호응이 좋다. 

헌웅군의 아버지 이성욱씨(38)는 “집에서 강요하는 것보다 독서가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하니 훨씬 좋다”며 “자녀와 같이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며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민 반응에 꿈두레도서관은 독서 캠핑 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이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생만 대상으로 한 1박2일독서캠핑, 보물찾기, 문화예술공연, 독서 놀이·토론 등이다. 

정형화된 도서관의 모습에서 탈피해 이색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는 도내 여기저기서 보인다. 

책과 함께 우주로 떠나보자 ‘의정부 과학도서관’
의정부 과학도서관은 야간 천체관측 시설과 천문우주체험실을 마련했다. 옥상에 있는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와 달 표면을 관찰할 수 있다. 또 별자리 모양과 유래에 대한 강의를 진행해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다. 우주에서 균형잡기, 무중력 체험, 4D 체험 등 우주 체험을 맛볼 수 있다. 도서관인지 과학을 주제로 한 체험관인지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매주 공연장으로 변신하는 ‘가람도서관’…
주민의 사랑방이자 공동 육아터인 ‘의왕 숲속옹달샘도서관’
파주에는 금난새 지휘자가 건의해 만들어진 음악 도서관인 가람도서관이 있다. 4천600여 점의 음악자료를 구비했다.

이 도서관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매주 공연장으로 변신한다는 점이다. 음악 도서관인만큼 애초 기획단계부터 300석 규모의 공연장을 마련, 현재 매주 클래식 공연을 진행한다. 음악감상실도 있다. 도서관의 종합자료실에서는 헤드폰을 끼면 많은 음악을 맘껏 들을 수 있고, 클래식 공연 DVD도 선택해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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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사랑방이 된 도서관도 있다. 주민복지관을 도서관으로 바꾼 의왕 숲속옹달샘도서관이 그것이다. 책 읽는 공간을 원했던 주민들이 뜻을 모아 기존의 50평 남짓한 주민복지관을 도서관으로 조성했다. 동시에 숨속마을의 젊은 엄마들을 주축으로 한 공동 육아터로도 활용한다. 

이곳에서 품앗이형 공동 육아를 실천하고 있다. 친목의 장에서 길어올린 아이디어를 실현해 벼룩시장, 무료 영화 상영, 체육대회, 독서 모임, 초청강연 등 동네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공동육아를 지향하면서 어린이를 위한 교육도 마련했다. 스티커 붙이기, 물감 별자리 그림 그리기 활동, 반딧불이 미술시간 등이다. 

송재술 경기도사이버도서관 팀장은 “도서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도서관들이 지역 특색을 살리고 지역 이용자들 요구에 맞추면서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한 도서관이 모든 것을 갖추기 어려워 도서관 별로 분담, 특화해 한 주제에 집중하면서 서비스 수준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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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책의 날과 함께 맞이한 ‘제53회 도서관주간’

20세기 상징적인 문학가이면서도 한번도 노벨문학상 수상을 못 거머쥔 비운의 작가, 그래서 더욱 유명한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Borges·1899~1986년).

그는 ‘바벨의 도서관’(Bibliotheca Babelis)이라는 단편소설에서 태고적부터 존재했고 앞으로도 영원히 존재할 바벨의 도서관의 무한수의 책들을 일견 혼돈과 단절이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나, 기호와 조합을 이뤄 형성한 일종의 세계라고 묘사했다.

온갖 언어가, 정보가 난무하는 책들을 쑤셔놓은 공간이 아니 제목과 저자를 알면 어느 책이든 찾을 수 있는 최소한의 질서를 지닌 또 하나의 세계, 보르헤스가 말하는 바벨의 도서관은 분명 하나의 ‘세계’. 때마침 이 무한의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바로 4월12일~ 18일 도내 도서관 곳곳을 풍성한 축제의 마당으로 꾸며진 ‘제53회 도서관주간’을 통해서다.

특히 4월23일 ‘세계 책의 날’.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축제일인 ‘세인트 조지의 날’과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사망한 날에서 유래, 지난 1995년 유네스코에서 정한 세계 책의 날까지 맞아 도내 도서관 200여 곳은 지역 주민에게 도서관을 알리고 도서관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다양한 테마로 책과의 만남을 즐겼다.

글_손의연기자 사진_오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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