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지지대] 파격(破格)

김규태 사회부 차장 kkt@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5월 18일 20:37     발행일 2017년 05월 19일 금요일     제23면

지난 9일 ‘장미대선’으로 선출된 문재인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파격행보가 연일 화제다. 신임 참모진과 셔츠 차림으로 청와대 잔디밭에서 커피를 마시며 국정을 논의하는 모습이나, 그동안 권위를 상징했던 청와대 본관 대신 위민관에서 업무를 시작했던 일, 여성 인사를 처음으로 인사수석에 내정했던 일 등등. 국민들은 문 대통령의 파격적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이며,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파격(破格)’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일정한 격식을 깨뜨림. 또는 그 격식’이라고 정의돼 있다. 가장 최근 전 세계적으로 파격 행보의 중심이 된 인물로 꼽을 수 있는 이는 바로 ‘청빈한 교황’의 상징으로 떠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3월 콘클라베로 선출된 후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자신이 머물렀던 호텔에서 숙박료를 직접 계산하고 자신의 가방을 건네받았다. 

이는 예전 교황들이 바티칸에서 기다리면 교황청 관계자들이 모든 뒤처리를 담당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으로, 파격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에 선출된 후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낼 당시 교황의 위엄을 나타내는 붉은 망토를 걸치지 않았고,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교통편도 교황 전용차를 마다하고, 다른 추기경들과 함께 버스에 탑승하기도 했다.

▶파격이 단순히 파격으로만 끝난다면, 그저 바꾸기를 좋아하는 어떤 인물의 아집으로만 일반인들의 뇌리 속에 기억될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틀을 깨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가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시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파격이 변화된 국가의 초석을 다지고, 또 그동안 관례처럼 여겨진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기틀로 자리매김할 때 그 파격은 엄청난 파괴력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막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파격이 정권 연장을 위한 포퓰리즘적 정치 논리이자, 보여주기식 국정 운영이라면 지금 당장 그만두라고. 하지만 진정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조타수 역할을 위한 파격이라면 언제나 응원한다고 말이다.

김규태 사회부 차장

<저작권자 ⓒ 경기일보 (http://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