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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군 개혁

오동석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08월 07일 21:39     발행일 2017년 08월 08일 화요일     제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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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주권자 국민이며 인권의 주체로서 시민이다. 국방의 의무는 주권자로서 국민의 자기방어 의무다. 다만 의무의 구성은 인권과 다르다. 예를 들면, 동료시민의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기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한다.

최근 공관병에 대한 인권 침해 문제는 관련 지휘관의 책임을 묻는 선에서 봉합해서는 안 된다. 가혹행위 때문에 병사가 자살하거나 제때 의료적 조치를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방위산업체 비리와 군의 부패 문제 또한 심각한 지경임이 드러나고 있다. 고위 관료의 병역 면탈 문제와 군대 내에서 성폭력과 성희롱 사건 또한 끊이지 않는다.

정당한 입헌주의와 법치주의를 확립하지 못한 곳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군에서의 각종 사건사고는 군의 특수성을 빌미삼아 인권과 법치를 배제하고 군의 존재이유를 뛰어넘어 위계질서를 강요하는 등 전근대적이고 군사주의적인 잔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군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며, 병사의 안전은 물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다.

헌법은 대한민국이 세계평화를 지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함을 전제로 하여 군에게 국토방위의 의무를 명령하고 있다. 그럼에도 헌법에는 군사주의 잔재가 남아 있다. 그 조항들은 대개 일제의 잔재이거나 쿠데타 이후 독재정권 아래에서 개악된 것이다.

헌법상 ‘통수’ 표현은 일본 메이지헌법에서 내각의 통제를 배제하는 제도에서 유래한다. 우리 헌법상 통수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 삼지 않을 수도 있다. 즉 헌법 개정도 중요하지만, 그 문제점은 상당 부분 국회의 통제 또는 법률 제정이나 개정을 통해서 해소할 수도 있는 것이다.

군인 인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을 제정하기는 했지만, 동법은 인권을 보장하기보다 인권을 군사적 직무에 종속시키고 있다. 군의 위계구조상 국가와 지휘관 등의 법적 책무가 더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규율하지 않았다. 시민사회에서는 군인의 인권을 보장하고 군의 입헌주의 준수를 보증하는 장치로서 국방감독관 제도 도입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군의 반대로 실패했다. 상급자 아니면 징계도 처벌도 하지 못하는 제도는 시대착오적이다.

군의 ‘내부적인 자기 개혁’은 효능이 없다. 헌법이 현역군인을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으로 임명할 수 없도록 한 것은 군이 ‘군인, 특히 상급자들의 조직’이 아니라 주권자 국민의 안전을 위한 조직임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군대는 전시 군의 작전활동에서도 인권규범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군의 기본질서는 군사적 이념과 가치에 따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하는 전제조건 위에서 형성해야 한다.

군인은 시민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향유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적 생존을 지키기 위해 평화를 파괴하는 여하한 것에 대해서 결연히 맞설 수 있는 ‘헌법적 방어무기’다. 국토방위는 인권의 방어다. 인권은 군의 전투력을 훼손하는 것도 군기를 흐트러뜨리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군인만이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으로 동료와 협동하면서 행동할 수 있다. 국민의 관점에서는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군대가 가장 강한 군대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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