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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아이슬란드, 월드컵 본선 진출이 주는 메시지

황선학 체육부장 2hwangpo@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10월 12일 20:43     발행일 2017년 10월 13일 금요일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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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球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각 대륙별 러시아행 본선 진출 국가가 속속 가려지면서 지구촌은 벌써부터 월드컵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유럽과 남미를 비롯 아시아, 북중미 대륙의 본선 직행 23개국이 확정된 가운데 남은 본선 진출 티켓은 9장으로, 아직 3개조의 진출국이 가려지지 않은 아프리카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확정할 6장만이 남아 있다. 

지난 한 주 지구촌 축구팬들은 세계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과 남미의 전통적인 강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가 호날두, 메시의 활약에 힘입어 극적으로 본선에 오르는 것을 지켜본 반면, ‘4강 단골’인 네덜란드와 남미 챔피언 칠레, 7회 연속 본선 진출국 미국의 탈락이라는 충격도 접했다.

하지만 포르투갈, 아르헨티나의 기사회생과 네덜란드, 미국, 칠레의 탈락보다 더 큰 세계 축구 뉴스는 단연 ‘겨울왕국’ 아이슬란드가 강호들이 즐비한 유럽 예선에서 당당히 조 1위로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오른 것이다.

아이슬란드의 본선행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빅뉴스가 된 것은 수원시 영통구와 비슷한 인구 34만명의 ‘초미니 국가’라는 것과 남한과 비슷한 면적임에도 불구, 국토의 80%가 빙하 또는 호수, 용암지대로 이뤄진 열악한 여건 때문이다. 또한 연중 8개월 이상이 영하권 날씨로 실외 축구보다는 실내 인조잔디구장에서 하는 축구가 익숙한 나라다. 

적은 인구에 열악한 환경 탓으로 아이슬란드는 불과 7년 전까지만 해도 FIFA 랭킹이 112위에 그칠 정도로 세계축구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스포츠를 복지의 개념에서 접근한 정부의 과감한 정책 입안과 투자가 지구촌을 강타하는 ‘축구 태풍’을 몰아치게 했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약물ㆍ알코올 중독과 흡연 등 청소년들의 일탈이 위험수위에 이르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98년부터 국가 차원의 사회복지 사업으로 동네마다 스포츠센터와 체육관을 건립하고, 체육활동을 권장했다. 그 결과 청소년들의 약물 남용과 흡연, 알코올 중독률이 눈에 띄게 감소한 대신 그들의 체육활동 인구는 점차 늘어나 전국민적 생활체육 분위기가 확산됐다. 

아이슬란드의 스포츠 복지정책 효과는 국민의 심신 건강 증진은 물론,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핸드볼에서의 은메달 획득에 이어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 쾌거까지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선순환적 구조로 함께 발전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축구 대표팀 감독의 직업은 치과의사, 두 명의 골키퍼는 영화감독과 법학사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이는 어려서부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온 데다 실업률 감소로 인해 운동을 중도에 그만두더라도 쉽게 직업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에 가능했다.

이는 대한민국 체육이 주목할 대목으로,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은 별개가 아닌 같은 뿌리를 두고 상호 유기적으로 순환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를 단순한 신체적 활동과 건강 유지를 위한 수단만이 아닌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며,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활용하는 복지의 개념으로 정책을 편 것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이에 반해 우리의 체육정책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효과만을 중시하고, 체육을 정치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아직도 변화하고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 학교체육 역시도 입시 교육에 밀려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등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번 아이슬란드 축구팀의 사례를 통해 스포츠가 우리 사회를 얼마나 변화시키고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황선학 체육부장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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