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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원 문학의 날 제정, 미래를 위한 포석이다

이성수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10월 12일 20:59     발행일 2017년 10월 13일 금요일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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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반갑습니다. 휴먼시티 수원’은 수원시의 카피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문도시라는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가끔 나 자신에게 묻게 되는 질문이다. 사물? 짐승? 합당한 대답이 못된다. 사람답게 사느냐 못 사느냐의 문제로 접근해야 옳다.

중세 유럽 사람들은 ‘노예(expert)’를 사람의 반대로 취급했다고 한다. 오늘날 달인이나 전문가로 번역하는 expert라는 단어가 당시에는 노예를 뜻하는 말이었다. 이를테면 문학이나 철학 등 인문에 관심을 갖는 시민들과는 다르게, 평생 주어진 일만을 반복하는 노예에 대한 인식이었던 것이다.

대개 인문학을 논할 때 맨 앞에 떠올리는 학문이 문학이다. 문학의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사람을 대신하여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해 낼만한 것은 없을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미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시대다. 오히려 인간이 기계의 노예로 전락될 위기에 처해있다.

그렇기에 점점 더 문학의 힘이 필요하다. 기술융합의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요즘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유와 탐색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문학 활동이 요청되는 시대다.

시의적절하게도 수원문협에 의해 ‘수원문학의 날’이 제정되어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아마 여타의 다른 지역에서는 사례를 찾기가 힘든 일이다. 기대가 크다. 수원문학은 1966년 4월24일 창립된 51년의 역사를 가진 단체다. 처음 화홍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후 경기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의 수원문학이 되었다.

그동안 부침을 거듭했지만 현재 500여 명이나 되는 문학인이 수원문학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시소설수필 등 10개 분과의 장르에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기적으로 문학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 문학상을 수여한다. 그러나 아직도 일반시민이나 지역사회 속에서는 익숙한 단체가 아니다.

그래서 수원문인협회 회원들이 뜻을 모았다. 기계가 인간을 넘보는 시대에 문학인의 다양한 경험과 사유와 창작력으로 지역사회와 인류에 보탬이 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해 수원문협 박병두 회장이 이끄는 이사회가 매년 10월10일을 ‘수원문학의 날’로 결정했다. 올해가 시행 첫해다. 첫 번째 문학상은 최동호 시인이 수상했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수원문학인상에는 이철수 시인, 공로상에 진순분 시조시인과 윤금아 아동문학가가 수상했다. 수상을 축하한다.

‘수원문학의 날’의 제정은 수원문학인 모두의 힘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미래를 위한 포석이다. 문학 활동은 더 다양해지고 다채로워질 것이다. 인간위기의 시대에 직면한 지역사회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보탬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수원문학의 날’ 제정은 모두가 주목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이성수 소설가·수원문인협회 소설분과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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