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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카페] 선배들의 역할

김인희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7년 12월 06일 21:56     발행일 2017년 12월 07일 목요일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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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한국발레협회에서 주최하는 심포지엄에 다녀왔습니다.

발레교육의 현 문제점과 개선해 나갈 사안들에 대해 대한민국 발레계를 이끌고 계시는 발레협회 회장님과 부회장님, 협회 이사님들과 대학 무용과 교수님, 현장에서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신 발레학원 원장님들, 예중·고에서 발레 수업을 지도하시는 선생님들 그리고 발레를 오랫동안 배우고 있는 대학생, 대학원생들이 함께했고 연극교육에 앞장서고 계신 한국교육연극학회 이사님까지 함께 한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20년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발레교육이 너무 입시, 콩쿠르 위주로 가고 있다는 수많은 지적과 염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날은 발레리나를 꿈꾸는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입시와 콩쿠르 준비를 하고 있는지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우리 스스로 비판하고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발레를 하려면 무조건 말라야 한다고 100%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잘 먹고 쑥쑥 커 나가면서 기능적인 부분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매일 체중을 재면서 맘껏 먹지도 못하고 고문 아닌 고문을 당하고 있고 어린 학생들이 스트레스 골절과 골다공증 증세로 고통받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어떻게든 바꿔야 한다고 모두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예중·예고에서부터 키 크고 마르고 예쁜 학생들만 선호하는 외모지향적인 입시, 콩쿠르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과 대학에서 그런 학생들만 뽑으니 대학입시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지 정말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나씩 바꿔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중·고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때 대학 졸업 후 전문무용수가 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과 지도자, 안무가, 예술 행정가, 기획자가 되길 희망하는 학생들도 외모와 기능면에서 조금 부족하더라도 입학할 수 있게 하고 학생들 선발 이후 교육과정을 두 개의 큰 트랙으로 나눠 학생들의 진로에 맞는 다양한 수업을 듣고 본인이 선택하게 될 미래의 직업에 대해 미리 배우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한 교수님께서 영국 대학에서 유학할 때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느낀 점, 부러웠던 점에 대해 소개를 해 주셨는데 무용과에 입학한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이 우리보다 훨씬 다양했고 안무법 하나를 보더라도 ‘안무와 장소’, ‘안무와 즉흥’, ‘안무와 콜라보레이션’ 처럼 매우 세분화되어 있는 부분과 ‘안전한 실기와 공연’이라든가 ‘무용에서의 자기관리’, ‘건강한 공연자’와 같은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고 전문 무용수로 활동한 뒤 무용관련 직종에서 일할 경우 필요한 ‘창의적 기획력’이나 ‘무용홍보’ ‘무용티칭 이끌기’ 수업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필수과목에 소개된 에세이는 각 분야의 이론과 협업과정에서 발생되는 창의적인 양상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필수과목이라 하여 또 한 번 놀랬습니다. 질문도 하지 않고 질문에 답하지도 않는 우리 아이들이 졸업 후 사회에 나가 또 사회적응을 위해 다른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면 이는 개인은 물론 사회적인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점점 발레를 전공하는 학생이 줄고 있고 대학 무용과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20년 30년 전부터 이미 예고되었던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고 잘하고 있는 것은 더욱 발전시켜나가면서 20년 30년 뒤 우리나라 발레계를 위해 책임감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 선배들의 역할이 아닐까요?

김인희 발레 STP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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