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천자춘추] 무엇 때문에 사는가

조상윤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3월 13일 21:10     발행일 2018년 03월 14일 수요일     제22면

▲
암에 걸린 친구의 병문안을 갔다가 느닷없는 친구의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다가 어느 시인의 말처럼 빙그레 웃기만 했다. 상기된 표정의 그는 최근 암 판정을 받고 병원을 오가며 치료 중이었는데, 암에 걸리니 자신의 삶이 가치 있는 삶이었는지 궁금했다는 것이다.

자신은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무엇 때문에 살아왔는지 감이 잡히지 않더라는 것이다. 이런 분야로 책까지 냈으니 최소한의 답이 있을 것 같아 묻는다던 친구는 내게 어떤 답을 예상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이며, 모든 학문과 종교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목표 또한 인간의 행복한 삶이라고 이야기했다. 나 역시 이 말에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이 행복한 삶을 위해 나 역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을 다음의 이야기를 통해 전해주었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의 아버지가 고향인 폴란드로 가기 위해 말을 타고 산길을 가던 중 강도를 만나게 되었다. 강도에게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기고 말았는데 강도는 다시 칸트의 아버지에게 “더 이상 숨긴 것이 없느냐?”라고 물었다.

▲
칸트의 아버지는 “그렇다”고 했고 강도들은 그를 풀어주었다. 그들에게서 허겁지겁 도망쳐 나온 칸트의 아버지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몸속 깊이 숨겨둔 금덩어리가 생각났다. 강도를 만난 생사의 순간이라 자신도 모르게 해버린 거짓말 때문에 고민하던 그는 다시 강도들에게로 돌아갔다.
“죄송합니다. 조금 전에는 너무 무섭고 경황이 없어서 숨긴 것이 없다고 대답하였으나 제게 금이 있었습니다”라고 하며 가지고 있던 금을 내어주었다. 이 어이없는 상황에 강도들은 그에게서 빼앗은 물건과 말을 되돌려주며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하였다.

나는 아마도 칸트의 아버지처럼 정직하게 살 자신은 없다. 내가 정직하게 산다고 하여 도둑들처럼 빼앗은 물건을 되돌려줄 강도 같은 사람들도 쉽지 않은 현실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온갖 위선들로 세상은 너무 어지럽고, 무엇이 사실이며, 진실인지 분간하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혼탁한 세상에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나쁜 인간으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제자들에게는 “함께해서 감사했습니다”, “함께 해서 영광이었습니다”는 말을 듣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달 내가 속한 학교를 떠나신 분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며,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아름답게 살다간 사람의 발자취는 향기로운 기억들만 남았으니 함께한 순간들이 어찌 감사하지 않을 것인가. 참 스승의 모습을 보여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들이 영광이었습니다.

조상윤 국제사이버대학교 교수

<저작권자 ⓒ 경기일보 (http://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