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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감일동 ‘석실묘 50기’… 한성백제 ‘비밀의 문’ 열렸다

청자 계수호·부뚜막형 토기
국내 최초 출토… 中 교류 증거
한성백제사 규명 핵심 유적

강영호 기자 yhkang@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4월 22일 20:59     발행일 2018년 04월 23일 월요일     제2면

▲ 감일지구 2-5지점 1호 석실묘에서 출토된 청자계수호
▲  하남감일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부지에서 4세기 중반∼5세기 초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횡혈식 석실분(橫穴式石室墳·굴식 돌방무덤) 50기가 발견됐다. 사진은 석실분 모습.  무덤에서 나온 유물. 출토된 부뚜막형 토기. 중국에서 만들어진 뒤 백제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문화재연구원·하남역사박물관 제공
하남시 감일 공공주택지구에서 백제 최고위층 무덤 수십 기가 발견(본보 3월 29일자 6면)된 가운데 이례적인 수도권 대량 유적 발굴로 한성도읍기 백제사 비밀이 풀릴 전망이다.

22일 하남시와 하남역사박물관에 따르면 고려문화재연구원(이사장 김병모)이 2015년 11월부터 진행 중인 하남감일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부지에서 4세기 중반∼5세기 초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횡혈식 석실분(橫穴式石室墳·굴식 돌방무덤) 50기가 발견됐다. 

감일 지구는 한성도읍기 백제 왕성으로 지목된 서울 풍납토성(사적 제11호)과 약 4㎞ 떨어져 있다. 또 이전까지 전국에서 확인된 백제 횡혈식 석실분이 총 70여 기인 가운데 이 같은 수도권 고분의 대량 발견은 이례적이다.

이번에 확인된 고분군은 정교하고 치밀하게 건축한 석실분을 제외한 다른 무덤이 없고, 중국에서 제작한 뒤 백제로 건너온 것으로 짐작되는 ‘청자 계수호(鷄首壺·닭머리가 달린 항아리)’와 ‘부뚜막형 토기’가 부장품으로 국내 최초 출토됐다는 점에서 최고위층 집단 묘지라고 분석된다. 횡혈식 석실분은 백제를 대표하는 무덤 양식이다. 직사각형으로 땅을 파서 바닥을 다진 뒤 길쭉하고 평평한 돌을 차곡차곡 쌓고, 한쪽에 무덤방에 드나들 길을 만든 구조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그동안 문헌 사료가 부족해 상대적으로 미지의 영역이었던 한성도읍기 백제사 연구 가능성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 학자들은 한성도읍기 백제 왕릉급 무덤으로 보는 서울 송파구 석촌동과 가락동 그리고 방이동 일대 고분군이 도시 개발로 대부분 파괴된 상황에서 이번 고분군을 당시 백제 건축 문화와 생활상, 국제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고분군 상태가 양호하고 100년 안팎 기간에 집중 조성된 백제 유물만 발견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덤 조성 시기와 국적에 대해 논란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남시도 석실분 28기가 밀집한 지역을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며 백제사 연구에 힘을 더한다. 공원 한편에는 이전·복원할 석실분 15기와 유물을 전시할 박물관이 들어선다.

문재범 하남역사박물관장은 “감일동 고분군은 공주 송산리 고분군, 부여 능산리 고분군과 이어지는 백제 고분 유적”이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웅진ㆍ사비 중심인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한성도읍기 백제 유적으로 확장 등재한다면 감일동 고분군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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