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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의 문화 돋보기] 노래방문화 가고 가곡시대 열리나

탁계석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4월 30일 20:31     발행일 2018년 05월 01일 화요일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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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우리 생활속에 뿌리내린 노래방문화가 퇴조하고 있다. 김영란법 이후 접대, 향락문화가 달라지면서 음주문화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다.

타고 난 가무 민족인 우리는 유난히 흥이 넘친다. 음악과 무용에서 세계의 각종 콩쿠르를 석권하는 것에서도 충분히 증명되고 있지 않은가. 이를 반영하듯 시민합창운동의 증가에다 근자에는 노래를 배우려는 동호인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도시마다, 동네 마다 시, 군의 가곡교실은 물론 성악가들이 가곡 클래스를 개설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는 세대와 연령층을 넘어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동참해 새로운 사교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실력도 성악가 못지않은 가창 솜씨를 뽐내는 경우도 있다. 일전에는 한 성악동호회에서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오래전에 영화 서편제에서 판소리를 통해 대중에게도 잘 알려졌는데, 이번엔 벨칸토 창법으로 김동진의 가고파 전, 후편을 노래하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김장관은 젊은 시절 마음에 품어 왔던 노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가을부터 성악 실기에 도전해 무대에 섰다고 했다.

음악가들도 이런 흐름을 읽고 발빠르게 변신을 하고 있다. 그간 강사 자리만 쫏던 대학의 일자리 창출에서 탈피해 시장 개척을 위해 뛰고 일부는 소극장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한편 전국의 가곡 동아리클럽은 50 여개에 이르지만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엊그제 3일간의 순천국제가곡제 야외음악축제는 학술 토론과 성악가, 외국 뮤지션이 참여하면서 격상된 지역 문화를 보여주었다. 순천시가 지원을 하는 등 주민참여로 호응이 매우 높았다. 바야흐로 지방분권시대에 가곡을 잘 키우면 관광에도 역할을 할 것 같다.

정부 역시 1인 1악기 배우기를 권장하고 나섰다. 초등학교에 오케스트라 만들기나 합창반 운영은 이들이 평생 살아갈 ‘정서 근육’을 키워 자립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방송국 등에서도 프로그램 편성을 달리해야 한다. 채널만 틀면 먹는 음식을 가지고 과다하게 노출하는 것이 과연 시청자를 위한 것일까. 음악은 귀로 먹는 것, 그림은 눈으로 먹는 것 등 훨씬 다양한 심미안의 욕망을 채워주지 않는다면 이는 편식의 강요다.

‘먹방’은 의식을 마비시키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잠재운다. 사유하고 음미하는 삶의 향기나 멋과 맛을 잃게 해 결국 자칫 인생이 배고픔만 해결하면 만족하는 동물의 단순화로 안내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예술의 배고픔을 느끼는 사람들이 땅콩 패밀리처럼 배부른 갑질의 부자를 부러워하지 않을 때 사회 갈등도 줄어 들것이다. 문화에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힘이 있다. 나를 이야기 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소통하는 것에서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있다.

앞으로 여가문화는 성장산업이기도 하다. 일만 하던 시대에서 잘 놀고 잘 즐기는 문화 모델이 계속 개발되었으면 한다. 놀이의 개념에서부터 콘텐츠 개발에 지역적 특성도 살아나야 한다. 개미처럼 일만하는 것을 미덕으로 알았던 시절에서 노래하는 배짱이가 있어야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창의력 기반사회를 위해서라도 가곡 부르기 운동이 기초가 되었으면 한다. 노래는 저비용 고효율의 만족이다. 잘 노는 것이 아름다운 인생을 만든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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