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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한반도 평화 만들기’ 외교

이시형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5월 01일 21:31     발행일 2018년 05월 02일 수요일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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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을 전기로 숨 가쁘게 달려온 한반도 평화 만들기는 남북한 정상회담이 내용과 형식 면에서 모두 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며 첫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물론 선언문이 제시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65년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남북교류의 획기적 확대와 궁극적 평화통일 달성에 이르기까지 지난(至難)한 여정을 감안하면 이번 정상회담은 첫 걸음에 불과하다. 외교적으로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필두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의 적극적 관여와 지지 확보는 물론, 국제사회 전반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남북한 정상회담을 앞둔 4월 하순, 쿠알라룸푸르와 방콕에서 아세안 각국 정치·외교 분야 차세대 학자들과 한국의 학자, 전문가들이 모여 학술회의를 각각 개최했다. 아세안의 미래 생존전략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아세안 각국에 소재한 국제문제연구소들과 매년 개최하는 회의다. 회의에서 아세안측 한 학자가 한반도 운전석에 앉은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을 더 잘할 수 있도록 아세안에게도 적절한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세안은 최근 UN 제재 이행을 위해 북한과 관계를 줄이거나 단절하기 전까지 북한의 중국 다음으로 중요한 무역대상이었다. 또 10개 회원국이 각 상황에 따라 북한과 다양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공산당 지배체제를 유지하면서 성공적으로 시장경제를 도입한 베트남의 경험은 앞으로 북한의 변화에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국이 신남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아세안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반도 평화 만들기’라는 영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연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과 더불어 빛나는 명품 조연, 엑스트라 배우들까지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어야 한다. 세계 각지로 눈을 돌려 적절한 배우를 발굴해 영화의 가치를 높여줄 역할을 부여하는 일은 감독을 맡은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외교의 몫이다.

아세안 국가들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뿐 아니라 폴란드를 비롯한 중유럽 각국의 90년대 초반 체제전환 경험, 스웨덴과 캐나다 등이 북한 관리들을 초청해 시장경제 교육을 해온 경험은 북한이 지구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 등장하는 과정에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역할도 기대된다.

세계는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남북한 관계변화가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커다란 관심 속에 지켜보고 있다. 북한의 개방과 평화로운 한반도는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안보 비용을 현저히 줄여주고, 한반도라는 더 큰 시장을 제공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북한의 개방과 한국의 북한에 대한 여러 형태의 지원이 일부 국가들에는 새로운 도전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모든 국가들이 한반도 평화가 가져올 혜택(peace dividend)에 대해 이해하고, 한반도 평화 만들기 과정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 외교가 당면한 과제다.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과정은 매우 신속히 진행될 전망이다. 대립과 대결로 지내온 70년간의 남북한 관계가 평화롭게 돕고 사는 관계로 전환하려면 우리 내부의 준비와 세계 각국이 새로운 환경의 한반도와 적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우리의 선제 외교활동이 시급하다.

이시형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前 주OECD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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