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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성동 수사 내용, 알려진 건 하나도 없는데 / 文총장 책임론부터 기정사실화하는 정치권

‘조직 갈등’ 한상대 前총장 때와 달라
쉽게 예단하면 안 될 ‘수사영역 업무’
자료도 없이 총장 책임ㆍ낙마론 몰아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5월 17일 20:45     발행일 2018년 05월 18일 금요일     제19면
문무일 검찰총장이 궁지에 몰려 있다. 강원랜드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문 총장의 책임론을 주장한다. 정의당은 ‘문 총장도 수사 대상’이라며 수위를 높인다. 때마침 관련 여론조사도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17일 발표한 내용이다. 응답자의 50.9%가 ‘문무일 총장의 강원랜드 수사 지휘는 부당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쯤에 이르자 문 총장의 낙마 가능성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외압설 제기는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했다. 지난해 12월, 수사팀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소환하려 했을 때 문 총장이 호되게 질책했다는 것이 안 검사의 주장이다. 문 총장은 외압설을 부인했다. 이견을 좁혀나가는 자연스런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다시 수사단장인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안 검사의 주장에 힘을 싣는듯한 주장을 더하고 나섰다. 여기에 정치권ㆍ여론이 문 총장을 압박해가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한상대 총장 사태와 비교한다. 내부 반발이 검찰총장 낙마로 이어졌던 예다. 문 총장도 낙마할 수 있다는 논리전개다. 그런데 두 사태는 내용이 다르다. 한 총장 항명 사태 발단은 검찰 개혁 문제였다. 대검 중수부 폐지 등 개혁안을 밀어붙이는 한 총장에게 대검 간부들이 단체 행동을 했던 것이다. 지금 문 총장 사태는 사건의 사건 지휘와 관련된 일이다. ‘조직 갈등’이 아니라 ‘수사 갈등’이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이란 게 있다. 검찰을 유지해온 핵심 골격이다. ‘검사는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전국적 통일 조직체로서 상명하복의 관계에서 직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이다. 일반 근무 형식의 상명하복이 아니다. 사건 수사 원칙의 상명하복이다. 얼핏 고루한 구태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수사, 구속, 기소에는 통일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검사들은 통일된 기준에 따라 예측 가능한 수사를 해야 한다.
검사 개인의 성향에 따라 수사결과가 좌우되면 어찌 되겠나. 같은 죄를 짓고도 누구는 불구속, 누구는 구속되는 차이가 생기게 된다. 법치의 기본 골격인 적용의 안정성이 무너지는 것이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그런 것이다. 검찰권 남발을 막는 규율이다. 검사 권한을 억제하는 실질적 규제 제도다. 이번 문 총장 사태도 출발은 여기 있다. 권성동 의원 처리 기준을 두고 총장의 지침과 수사팀의 의견이 충돌한 것이다.
권성동을 소환하겠다는 의견(안미현 검사)과 부적절하다는 의견(문 총장), 권성동을 구속하겠다는 의견(양부남 부장검사)과 전문자문단에 회부하자는 의견(문 총장). 모두 수사 검사들의 실무 영역에 속한다. 자문단 결론과는 구별되는 검찰 내부의 판단이다. 수사기록도 모르는 정치권이 자문단 결론도 없는 상태에서 총장 책임론ㆍ낙마론까지 몰아갈 일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시각에서 보면 이것도 검찰권 침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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