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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나도 안전한 계란프라이가 먹고 싶다

이수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5월 17일 20:54     발행일 2018년 05월 18일 금요일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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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붐 세대인 우리의 학창시절엔 계란프라이 한 개가 떡하니 올라 있는 도시락을 가져오는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지금은 돈이 없어서 계란을 못 먹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여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땀 흘리신 축산 관계자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얼마 전 산란계 농가에 간 적이 있는데, 계란 1개에 90원도 안 돼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고 울상이었다. 작년 살충제 계란 사건 이후 동네 마트에서 8천원에서 만원하던 계란 1판(30개) 가격이 최근에는 2천원에서 4천원 정도만 주면 산다고 한다. 유통비용을 고려해 볼 때 이 정도면 생산자의 수취가는 형편없을 것이다.

지난해 8월 계란에 닭 진드기 박멸용 살충제인 피프로닐과 비페트린 등의 성분이 검출된, 소위 ‘살충제 계란사태’ 로 소비자의 우려와 축산 농가들의 파산 위기가 있었다. 냉장고에 있던 계란을 일일이 확인하느라 우리 집 딸들이 분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신문·방송을 비롯한 매체를 통해서 우리 소비자들에게 수많은 정보가 전달되고, 소비자들은 계란에 찍혀있는 생산자 표기를 확인해서 문제의 계란인지 확인을 해야만 다소나마 안심하고 계란을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산지에서는 문제가 된 농가의 계란 유통금지 및 폐기 등의 조치로 파산 위기에 몰린 농가가 여기저기 발생했다. 엄마들은 애들이 좋아하는 계란프라이를 몇 개라도 매일매일 해주고 싶다. 비싸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완전식품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안전하지 않다면 애들 건강을 위해 손이 가지 않는다.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계란을 생산하는 일부 농가들은 진드기 등 질병으로 소중하게 키우던 닭이 죽어나가고 소득이 줄어드는데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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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를 환경 친화적으로 바꾸려면 수억에서 수십억 원이 있어야 하는데 당장 바꾸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넉넉한 마음으로 생각해보면 소비자·생산자 모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소비자는 안전한 밥상을 통해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고 싶고, 생산자는 많은 계란의 생산·판매를 통해서 소득을 올리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우리의 농촌 현실을 잘 알고 있지만, 안전을 담보 받지 못하는 농ㆍ축산물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이해해 달라고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설득하기가 어렵다. 소비자가 찾지 않는 한 생산의 의미가 없다는 사실, 이것을 깊이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나 관련 전문가, 그리고 사회적 파장을 끼칠 수 있는 언론도 정확한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노력을 함으로써 앞으로는 오해로 인한 소비자·생산자 손실은 없었으면 한다.
오늘 점심은 신선하고 안전한 계란프라이 두 개만 먹었으면 좋겠다.

이수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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