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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갤러리 ‘백하헌’ 정혜경 관장 “문턱 낮은 시골 갤러리… 감동 선물 한아름”

연꽃 피는 연못 옆 독특한 전시 공간
차와 식사 즐기며 다채로운 예술 즐겨
이웃과 담소… 정감어린 갤러리 되고파

장세원 기자 seawon80@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5월 23일 20:30     발행일 2018년 05월 24일 목요일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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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지평면 수곡리. 연꽃이 피는 자그마한 연못 옆에 자리 잡은 시골집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1970~80년대의 새마을 주택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전시 공간이 펼쳐진다. 이곳의 이름은 백하헌(白荷軒)이다. 흰 연꽃이 피는 집이란 뜻이다.

이 집의 주인장 정혜경 씨(59)는 자신의 삶을 “양평 작은 시골집 ‘백하헌’에서 가끔 하우스 전시회를 하면서 산다”고 표현한다. 그는 폐암 수술을 하고 4년 전 요양차 양평에 내려왔다. 처음엔 아파트에 살았지만, 흉가가 되어버린 이 집이 마음에 들어 작년에 개조해 자리를 잡았다. 정혜경은 백하헌 바로 이웃인 어울림미술관의 관장도 함께 맡고 있다.

부산여대 도서관학과를 나온 정 씨는 20대부터 차(茶)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어디든 하룻밤만 자고 갈 때면 차 바구니부터 챙기는 버릇이 생겼고, 결국 사랑하는 일이 직업이 됐다. 미술을 하는 아들을 위해 전시회 뒤풀이를 자신이 좋아하는 차와 음식으로 차리자 반응이 너무 좋았다. 그때부터 전시를 보는 안목이 생기고, 어느 날 문득 인사동에서 큐레이터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백하헌에서는 한 해에 몇 차례 그림, 목공예, 금속공예, 도자기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품들이 전시되는 백하헌전이 열리고 있다. 백하헌을 좋아하는 작가와 백하헌이란 전시 공간과 어울리는 작품에만 전시회가 허용된다. 그동안 백중기, 신철 등 중견 작가들의 작품이 백하헌에 머물렀다.

관람객을 대하는 정 씨의 태도 역시 독특하다. 백하헌에 전시를 보러 오는 관람객은 작품 감상과 함께 정혜경과 나눈 이야기와 차 한잔, 경우에 따라서는 먹기가 아까운 아름다운 밥상을 받는 감격도 누릴 수 있다.

정혜경 씨는 “전시회도 관람하고, 함께 식사를 하며 담소를 나누며 한나절 보내는 정감 어린 갤러리가 바로 백하헌”이라며 “우리 집은 문턱이 낮은 갤러리를 표방하는 만큼, 이웃의 시골 아낙들이 부담 없이 전시회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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