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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대찌개와 음악극 축제

송영민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5월 23일 20:57     발행일 2018년 05월 24일 목요일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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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하면 떠오르는 건 부대찌개다. 햄과 소시지, 미국식 콩 통조림 등의 서양재료를 넣어 김치, 고추장과 함께 얼큰한 우리식의 찌개로 끓여낸 부대찌개를 생각하면 벌써 입에 침이 고인다. 부대찌개는 동서양 식문화의 조합으로 탄생한 걸작품이다.

의정부에 미군부대가 있어 왜 의정부가 부대찌개로 유명한지는 쉽게 짐작할 만하다. 하지만 의정부에 음악극 축제가 있으며, 벌써 17회에 걸쳐 진행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른 유형의 축제도 많은데 왜 의정부에서 음악극 축제를 할까.

최근 들어 공연은 축제콘텐츠로서 주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세계적 공연축제인 에든버러 축제나 아비뇽 축제에는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축제에 참가하고 그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크다. 이러한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공연축제는 평소 쉽게 즐길 수 없는 공연 예술을 시민들에게 가까운 곳에서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하다면 의정부 음악극 축제에서 공연되는 작품들은 어떠한 특색이 있으며 수준은 어떠한가. 먼저, 고전을 현대적으로 변용한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가령 맥베스라는 공연은 원래 원작의 내용을 현대적 가면과 노래 그리고 의상으로 맥베스를 연출함으로써 오락성과 더불어 관객들과의 대중적 공감을 형성하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올해 공연된 song of lear는 리어왕의 이야기를 주로 음악을 통해서 제시함으로써 소설의 이야기를 음악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음을 관객들에게 제시해준다.

둘째,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공연작품이 제시되고 있다. 가령 파리넬리는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이러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음악극 공연에서는 관객들로 하여금 익살스러운 동작이나 모습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웃음을 유발시키는 해학성, 현실에 대해 강한 대응력과 힘을 지닌 요소로 대중이 도덕적 감정을 갖게 하는 감상성, 성적인 행위나 폭력을 통해서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자아내는 선정성, 신체의 성적 부위를 강조하는 관능성의 요소가 가미되어 실제 많은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셋째, 문화적 혼종을 통한 새로운 창작 작품들이 제시되고 있다. 꽃의 동화라는 작품은 주인공 목련이 무녀와 함께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서 각종 지옥을 통과하면서 ‘효’를 구현하고 사랑도 획득한다는 스토리가 기본 골격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의 전통춤, 비 보이, 태권도, 그리고 멀티미디어를 결합시켜 새로운 공연 작품을 만들어냈다.

넷째, 파격적인 실험적 공연들이 제시되고 있다. 사랑의 역사라는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레이아웃을 설정하여 동작과 영상이 일체감을 이루기 위해 배우들은 영상과 음악, 효과음에 맞추어 공연함으로써 평면적 공간에 머물던 기존의 연극 무대에서 애니메이션을 통한 시공간의 확장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파격적이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올해 공연된 도시소리동굴에서 어두운 계단에서 직접 배우가 내는 소리는 신비로움을 선사하고 특히 공연 말미에 배우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서로 소리를 내는 행동은 관객들에게 치유의 시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이렇듯 의정부 음악극 축제에서는 다양한 공연들이 제시되고 있고 또한 다양한 도전들이 함께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의정부 음악극 축제의 공연 수준을 살펴보면 에든버러나 아비뇽 축제에서의 세계적인 공연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며 오히려 그들의 축제보다 수준이 더 높은 공연들이 공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의정부의 부대찌개와 음악극은 서로 닮은 점이 많다. 부대찌개가 문화적 혼종을 통해 새로운 맛의 세계를 열어갔듯이 의정부 음악극 축제 또한 공연의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도전들을 통해 국내 대표적 공연축제로 시민들에게 인식될 수 있기를 바라며, 세계적 공연축제로 성장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송영민 안양대 사회과학대학 관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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