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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사우디와 이란, 중동지역서 냉전적 대립 악화

서형원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7월 03일 21:35     발행일 2018년 07월 04일 수요일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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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반도에서 남북한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연이은 개최로 세계적 냉전의 잔재가 완전히 해체되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와는 달리 아시아 대륙의 서쪽 끝, 중동에서는 지역강대국 간 냉전적 대결이 확대되면서 긴장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지역패권 경쟁이 그것이다. 세계 패권을 다투었던 미소 냉전처럼, 사우디와 이란은 각각 중동지역을 동맹과 적대 진영으로 양분해 정치ㆍ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

사우디와 이란 사이의 갈등은 종교적 차이로 격화됐다. 이슬람의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는 역사적으로 반목관계에 있는데, 사우디는 수니파의 맹주, 이란은 시아파의 보호자를 자처한다. 역사적으로 사우디는 이슬람 탄생지로서 이슬람 세계의 종주국이라고 자임했으나, 1979년 이란의 혁명으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이란이 새로운 형태의 국가(시아파 신정국가)를 수립하고, 이 모델을 인근 국가들로 수출하려는 목표를 추구해왔기 때문이다.

사우디와 이란의 대립은 지난 10여 년간 일련의 사건들로 날카로워졌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이란의 혁명수출에 방패막이 역할을 해온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을 전복시켰다. 이 결과로 이라크에서 다수파인 시아파가 정부를 지배하게 되면서 시아파 보호자를 자처하는 이란의 역내 영향력이 증대하게 되었다. 또 2010년 튀니지 혁명을 계기로 폭발된 아랍권의 민주화 시위, ‘아랍의 봄’은 아랍 전역에 정치적 불안정을 가져왔고 이란과 사우디가 혼란한 틈을 이용해 시리아, 예멘 등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면서 상호 불신이 더욱 깊어졌다.

두 지역강국 간의 전략 경쟁은 시리아 등에서 이란의 세력 확대 시도가 성공을 거두면서 격화된다. 이란의 지원을 받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친사우디 반군들을 대패시키자 사우디는 이란의 세력 확대를 봉쇄하려고 필사적이게 됐다. 더욱이 2017년 사우디의 실질적 지배자가 된 젊고 야심적인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 군사적 모험주의에 흐르고 있어 역내 긴장이 더 높아지고 있다. 

살만 왕세자는 인접국 예멘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봉쇄하겠다는 의도로 시아파 반군들과 전쟁을 하고 있으며 레바논에서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헤즈볼라)가 강력한 세력을 가진 정부체제를 흔들기 위해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 이처럼 사우디가 이란 봉쇄행동에 대담해진 것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과 이스라엘의 후원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란을 사활적 위협으로 간주해왔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이란 핵 협정에서 이탈한데 이어 이란의 원유수출 봉쇄 조치를 취하는 등 대이란 적대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대결구도에서 친사우디 진영에는 UAE, 바레인, 쿠웨이트, 요르단, 이집트 등 수니파 국가들이 가담하고 있다. 친이란 진영에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 레바논 헤즈볼라 등 시아파 정권이나 정치단체가 있으며, 이라크는 미국과도 가깝지만 이란의 밀접한 우방이다. 

중동국들 가운데 종파 간 대립으로 정정이 불안한 나라들, 예멘, 시리아, 레바논 등은 이란과 사우디의 세력 각축장이 되어왔다. 두 맹주국은 서로 직접적으로 전쟁을 하지 않으나 예멘과 시리아 내전은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쟁 양상을 띄웠고 앞으로 레바논에서 그런 대리전쟁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서형원 前 주크로아티아 대사·순천청암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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