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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도쿄에 공장 몰리는 일본… 수도권 규제에 막힌 한국

김학용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7월 12일 21:11     발행일 2018년 07월 13일 금요일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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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도시 외곽으로, 지방으로, 해외로 밀려나기 바빴던 일본 제조업 관련 시설들이 도쿄를 비롯한 일본 수도권 한복판에 다시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일본 정부가 10여 년 전 수도권 내 공장 진입 규제를 철폐한 결과다.”

지난주 한일 국회의원 친선축구대회 참석 차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일본의 한 중의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등에 업은 도쿄의 변신은 눈부셨다. 50여 년간 유지돼 왔던 ‘(수도권)공업 등 제한법’, ‘공장재배치 촉진법’을 각각 2002년, 2006년에 폐지하면서 도쿄 수도권의 지역총생산액(GRDP) 실질 성장과 도쿄도 주변도시의 재생효과를 가져왔다. 일본의 실업률은 규제개혁이 본격화된 2002년 5.4%에서 2018년 2.9%로, 청년실업률은 2002년 9.9%에서 2018년 3.8%로 낮아졌다.

최근 우리 경제가 경제성장률 하락, 민간소비 위축, 투자 정체 등의 기조 속에서 경제침체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현재 도쿄, 파리, 뉴욕, 런던 등 대도시들은 글로벌 거점으로서 입지를 굳히는 중이다. 한때 이들 도시도 과열 성장의 부작용을 억제하기 위해 수도권 규제 정책을 폈지만, 현재는 초강대도시 경제권을 형성해 세계 GDP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인 시대가 왔다.

우리나라의 많은 경제전문가들도 수도권 규제완화가 국가경제성장의 동력을 되살리는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각에서는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면 지방경제가 더욱 피폐하게 될 것이라며 반발한다. 수도권 규제가 즉, 지방발전이라는 낡은 논쟁이 반복되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지만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 제정 이후 36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수도권 규제완화의 벽은 철옹성처럼 단단하다.

수도권 규제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도입되었지만 대다수 기업은 지방이 아닌 외국으로 향했다. 수도권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의 혜택은 경기도 접경의 일부 지역에서만 봤을 뿐, 오히려 자연보전권역으로 지정되어 있는 경기 동부 지역(가평군, 광주시, 남양주시, 안성시, 용인시, 이천시, 양평군, 여주군)은 규제의 역차별에 막혀 지방 소도시보다도 발전이 정체되어 버렸다.

2009년 규제합리화 조치와 2011년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자연보전권역의 경우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았다. 여전히 자연보전권역은 한강수질보전이라는 명목으로 6만㎡이상 공장용지를 보유할 수 없는 데다 공장총량제에 묶여 공장 신·증설 자체도 제한되었다.

세계 각국의 대도시들은 자국 내·외의 첨단업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수도권에 대한 획일적인 규제로 인해 첨단업종의 투자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규제에 묶여 투자와 고용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로서는 “규제 완화를 통한 혁신성장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말이 허황되게 들릴 뿐이다. 이미 수도권 규제는 그 명분을 상실한 채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들은 수도권 규제 완화 시 일자리 창출과 경기 활성화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경기연구원은 수도권 공장 신·증설 규제 완화 등으로 94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국내총생산(GDP)이 4.7% 성장할 것으로, 노사정위원회는 연간 총생산액이 16조3천억 원 늘어나고 국세도 3조1천억 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발전이 지방 발전에도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바로 수도권 규제완화다.

이에 필자는 올 6월, 수도권정비계획법 일부개정법률안 제출을 통해 정비발전지구를 도입함으로써 수도권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도권 내 낙후지역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지역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가능한 과제인 만큼 정치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상생발전을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제한시간 내에 치료해야 하는 것처럼 경제 살리기에도 때가 존재한다. 지금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경제를 되살릴 시간은 영영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수도권 규제완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제 소모적인 논쟁이 아닌 대한민국을 위한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무한경쟁시대에서 국가경쟁력을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지, 각 지역이 지역의 특성에 맞게 어떻게 발전해야 할 것인지를 말이다. 오는 2020년 제4차 수도권정비계획 수립을 앞두고 있다. 2006년 고시된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이 2020년 만기되기 때문이다. 지금이야말로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이분법적인 틀에서 벗어나 상생과 발전을 논해야 할 때다.

김학용 국회의원(자유한국당·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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