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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군마다 경쟁 붙는 대북 교류 협력 / 道가 나서서 조정·통합할 필요있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8월 16일 20:33     발행일 2018년 08월 17일 금요일     제19면
파주시가 남북 간의 여자축구 교류전을 추진할 모양이다. 최종환 시장이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북한 여자축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고 있다. 성사된다면 우리 여자 축구팀 실력 향상에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여기에 파주시만이 갖고 있는 축구 인프라도 있다. 국가대표 축구팀이 쓰는 연습구장이다. 남북 교류의 직접 수혜지역인 접경지대라는 여건도 있다. 여러모로 해봄 직한 구상으로 보인다.
그런데 남북 축구 교류를 해오는 지역이 지척에 또 있다. 연천군이다. 지난 10일 육로를 통해 연천군 축구팀이 북한을 방문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참석을 위해서다. 이 대회는 2014년 연천군이 강원도, 북한과 함께 시작했다. 2015년에는 평양에서, 2017년에는 중국 쿤밍에서 치렀다. 연천군은 차기 또는 차차기 대회를 유치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연천군도 접경지다. 역시 의미 있는 사업이다.
문제는 파주시와 연천군의 이 사업이 중복 또는 충돌의 성격을 띨 수 있다는 점이다. 축구라는 협력의 소재가 같고, 남북이라는 행사의 주체가 같다. 차이가 있다면 파주에서 하느냐 연천에서 하느냐다. 비단 축구 교류만의 얘기가 아니다. 지자체가 저마다 대북교류사업을 만들어내면서 이런 문제가 빈발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경기도 역할에 관심이 간다. 중앙 정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광역 자치단체 차원의 조정이라도 있어야 한다. 대북교류는 민선 7기 광역 지자체들의 공통 관심사다. 경기도는 종래 연정 부지사직을 폐하고 평화 부지사직을 신설했다. 연정협력국도 없애고 평화협력국으로 만들었다. 남북교류협력기금은 139억 원에서 399억 원으로 추가경정됐다. 경원선 복원사업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도 기다리고 있다. 조직에서 예산까지 모두 대북교류에 맞춰져 있다.
그렇다면, 시군 사업의 정리 조정도 당연히 경기도가 맡아야 할 업무다. 우선 시군에서 추진 중이거나 구상하는 대북교류 사업을 모아야 한다. 이를 통해 사업의 내용을 통합하고 분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책임 분담의 영역도 있다. 대북 대화의 창구 역할을 해줘야 하고, 교류 사업의 도비 지원도 해줘야 한다. 어찌 보면 경기도가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 부차적인 부담 때문일 수 있다. 그렇더라도 나서야 한다. 그래야 도(道)다.
남북 교류는 민선 7기 지자체의 가장 뜨거운 이슈다. 서울시는 행정 1부시장 직속 남북협력추진단을 신설했고, 인천시는 기조실에 남북교류협력담당관직을 신설했고, 강원도는 남북교류협력과를 남북교류담당관실로 승격개편했다. 가히 광역지자체 간 경쟁이라고 할 만하다. 그래서 더욱 경기도의 조정자 역할이 기대된다. 광역 지자체가 직접 하는 역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기초 지자체의 대북교류를 지원하고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남북 간 왕래 자체가 시선을 끄는 시대는 끝났다. 양쪽 정상이 예정에 없이 만나 회의를 하는 수준까지 왔다. 지자체의 대북 협력사업도 이제 그런 시대적 상황에 맞춰 나가야 한다. 내실을 따지고 수준을 짚으며 가야 한다. 경기도 내 31개 시군을 상대로 그런 역할을 획일적으로 할 곳이 경기도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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