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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남 칼럼] 그러려니 했었지만, 너무 시끄럽다

송수남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8월 20일 20:32     발행일 2018년 08월 21일 화요일     제22면
송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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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어지간히 시끄럽다. 정치 경제 사회 심지어 문화계까지 어느 한 곳도 조용한 곳이 없다. 정권이 바뀐 후 전직 대통령을 2명이나 감옥으로 보냈고 고관들을 100여 명이나 잡아넣었으니, 조용할 수는 없겠다. 거기에 기관장들을 자기네 사람들로 채워 넣고 이런저런 혐의로 전 정권은 물론 전전 정권까지 훑어 내려가고 한 쪽에서는 특검까지 겹쳐지니…. 또 무슨 적폐 운운하며 1년여를 여기저기 들쑤셔 대고 있으니 조용하면 이상한 거다.
새 정권이 들어섰으니 그러려니 했었다. 그것도 대통령 탄핵 후에 우파-보수(?)에서 좌파-진보(?)로 정치 지형이 뒤집혔으니 나라(사회)가 혼란할 것은 예상했던 일이었다. 그래서 기다려 보자고 했다. 군기(?)를 잡고 나서 국민의 생활 안정(향상)에 힘을 기울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진다.
한 집단이 정권을 잡으면 나름의 통치 철학과 이념으로 나라를 더 정의롭고 부강하게, 국민들을 자유롭고 편리하게 하기 위해 그 방편으로 전 정권들에서 저질러졌던 잘못들을 깊이 들여다보고, 고쳐 나가려고 노력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적폐는 청산돼야 하는 것이고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서고 정의가 살아나고 국가 발전을 기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게 국민들에겐 한풀이로 비쳐져 우려의 눈길을 보내왔다.
국민에겐 물어 보지도 않고 대통령 공약이라며 탈 원전을 내세워 몇 천억의 손실을 가져오질 않나, 대책도 없이 국가 에너지 정책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제 원전공사 수주마저 빈손으로 만든다. 국정원과 기무사를 흔들어 정권의 시녀로 만들려는 시도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1년 내내 이어진 ‘적폐청산’은 사회 전체에 만연하고 있는 부조리를 없애 새로운 나라 건설에 나서려는 줄 알았다. 국민은 정권의 ‘복수극’을 보고 있었던 셈이다. 적폐청산이 아니라 적폐조장이며 새로운 적폐의 생산이다. 문 정권은 지난 1년간 검찰, 경찰, 국정원, 감사원, 국세청, 공정위 등 사정기관을 총동원하여 매일같이 압수수색 계좌추적 체포·구속을 이어가면서 보수세력 궤멸작전을 펼쳤다.
문 정권을 지켜보면서 처음에는 혹시나? 기대를 했었다. 남북대화를 보며 통일을 꿈꾸는 성급함을 보이는 국민도 있었다. 그러나 일방적인 후속 조치를 보며 ‘우리 민족끼리’의 술수에 또 속아 넘어가는 건 아닌지? 시간이 흐르면서 정권 전체가 종북으로 흘러 남북의 국민생활을 평준화 하려는가? 의구심이 일었다.
경제 문제는 너무 엉뚱했다.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정책’으로 갈 길을 잡으면서 주변의 우려는 들은 척도 하지 않더니 실직자 100만 명 시대를 만들고 성급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끝내 소상공인들의 집단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정부 탓은 지금도 하고 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깊이 관여된 건 또 뭔가?
북한산 석탄은 더 엉뚱하다. 원전을 없애고 북한을 돕기 위해 북한산 석탄을 싼 값에 들여와 화력 발전을 하려던 게 아니냐는 얘기가 시중에 돌고 있다. 북한 제재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지금 인터넷, 카톡 등에 돌아다니는 글을 보고 있으려면 이 사회가 얼마나 분열됐는지를 알 수 있다. 정치의 여야는 파트너가 돼 국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데 원수로 변해 진영 논리에만 몰입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는 사이에 나라는 거덜나고 있다.
나는 지난 칼럼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어떻게 복수할 것인가에만 몰입하는, 권력 잡으면 보복부터 생각하는 당신들이 적폐라고 지적한 적이 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하는 국민들이 있는가 하면 독재자로 폄하하는 국민도 만만치 않다. 이 나라의 가난을 몰아낸 박정희 대통령은 현대화의 아버지로, 어떤 이들은 군 혁명을 일으킨 헌정 파괴자로 치부하기도 한다. 공과로 갈려 서로 인정하지 않고 으르렁 거리고 있다. 우리도 온 국민이 함께 존경하는 대통령을 갖고 싶다.
이 시점에서 정권 운영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수류육덕(水流六德)일듯 싶다. 노자(老子)의 말이다. 물은 바위도 뚫는 물방울의 끈기와 인내(忍耐) 흐르고 흘러 바다를 이루는 대의(大義) 어떤 그릇에나 담기는 융통성(融通性) 구정물도 받아주는 포용력(包容力) 막하면 돌아갈 줄 아는 지혜(智慧) 낮은 곳을 찾아 흐르는 겸손(謙遜).

송수남 前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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