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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수 칼럼] 행복, 고통과 슬픔의 천적

박옥수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8월 27일 20:32     발행일 2018년 08월 28일 화요일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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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 아프리카 사람들은 몸에 상처가 나면 썩은 나무껍질로 상처를 덮었다고 한다. 상처가 난 곳에 썩은 나무껍질을 덮으면 오히려 상처가 덧나고 곪을 것 같지만, 상처가 너무 잘 낫는 것이다. 서양의 의사들이 이 사실을 현대 의학으로 연구했지만 성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한다.

1928년 영국 런던의 한 병원에서 세균학자 플레밍은 연구를 위해 상처를 감염시키는 포도상구균이라는 세균을 배양하고 있었다. 어느 날 플레밍은 휴가를 떠나면서 실수로 배양 접시를 배양기에 넣지 않고 실험대 위에 그대로 두고 갔는데, 돌아와 보니 포도상구균이 푸른곰팡이에 오염된 것을 확인했다.

플레밍의 연구실 아래층에서는 곰팡이로 알레르기 백신을 개발하는 중이었는데, 창문 틈으로 그 푸른곰팡이가 날아 들어와 세균 배양판에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푸른곰팡이가 떨어진 곳의 세균들이 다 죽어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이 세균들을 사라지게 했을까? 세균이 이렇게 깨끗하게 사라진 걸 보면 분명 강력한 살균력을 가진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인데….’

플레밍은 접시에 생긴 푸른곰팡이를 조사해보기로 했다. 우선 푸른곰팡이를 많이 배양하기 위해 유리접시 위에 천을 깔고 곰팡이의 포자를 키웠다. 플레밍의 예상대로 장티푸스와 대장균을 제외한 나머지 병균들은 모두 곰팡이에 죽어버렸다.

플레밍은 연구 결과에 대해 확신을 갖고 논문을 발표했지만 처음에는 인정받지 못했고, 사람들은 그를 향해 푸른곰팡이에 미쳤다고 말했다.

1939년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플로리와 체인, 두 교수가 페니실린 연구에 착수했다. 두 사람은 1941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에 성공했고 페니실린의 효과를 증명했다.

이 과정에서 푸른곰팡이를 투여한 환자의 병이 호전되었는데, 안타깝게도 당시 기술의 부족으로 푸른곰팡이의 양이 충분하지 못해서 결국에는 환자가 사망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끝내 페니실린 개발에 성공하면서 다리를 절단해야 할 사람, 팔을 절단해야 할 사람, 위장의 병으로 죽어가던 사람 등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세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살아날 수 있게 되었다.

푸른곰팡이에서 얻은 페니실린은 세균이 자라고 늘어나는 것을 막는 항생물질이다. 페니실린이 세균에 감염된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난 이후, 많은 의사와 과학자들이 항생제를 연구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 백일해 등에 광범위하게 효과를 나타내는 다목적 항생제 테라마이신도 개발됐다.

자연계의 모든 생물에는 천적이 있다. 창조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천적을 통해서 얻는 이득이 굉장히 많다. 어떤 것은 인간을 해롭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천적관계 속에서 오히려 인간을 돕는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생각을 깊이 할 줄 아는 사람들은 그런데서 새로운 힘을 발견해 삶을 유익하고 복되게 한다.

우리의 마음에도 천적관계가 있다.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근심과 슬픔에 빠져있을 때, ‘슬퍼하지 말아야지’, ‘고통스러워하지 말아야지’, ‘근심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과 ‘즐거움’이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오면 슬픔이 물러나고 고통이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슬퍼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하면서 동시에 슬픔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와 정반대로 내게 행복한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보고, 행복을 생각하고 또, 이야기하다보면 우리의 마음에 행복이 채워져 슬픔과 고통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고통이나 슬픔의 천적은 바로 행복이다. ‘행복’이라는 약을 먹으면 ‘슬픔’이라는 병을 고칠 수 있다.

박옥수 국제청소년연합설립자·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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