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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석 물가 못 잡으면 추석 민심은 없다

무 91%, 배추 51%… 모두 폭등했다
소비, 소득주도 성장 마지막 축인데
정부의 물가 대책, 반드시 성공해야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9월 02일 20:30     발행일 2018년 09월 03일 월요일     제23면
정부가 추석 물가를 잡기 위한 대책들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도하는 추석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이다. 추석을 앞둔 물가안정대책은 늘 해오던 연례 정책이다. 그런데 올해는 그 긴장도가 사뭇 달라 보인다. 우선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한 ‘특별 대책 추진 기간’을 앞당겼다. 예년의 추석 2주 전에서 추석 3주 전으로 확대했다. 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추석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반이 일찌감치 가동에 들어갔다.
일단 추석 수요가 많은 성수품 공급을 대폭 늘린다고 한다. 배추, 소고기, 계란, 밤 등 10대 추석 성수품을 평상시 하루 5천369t보다 1.4배 많은 7천252t 공급하기로 했다. 대책 기간 전체 공급량은 12만t으로 지난해보다 51%나 많이 푼다. 판매망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농협과 대형마트에 다양한 할인 행사를 유도하고, 공영 홈쇼핑을 통해서는 추석 성수품 판매 방송을 전체의 50% 이상 집중 편성키로 했다.
이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추석 성수품 가격이 심상치 않다. 배춧값은 포기당 8월 하순 5천861원으로 평년보다 51% 높다. 뭇 값은 개당 2천782원까지 올라 평년 대비 91%다. 사과는 아오리 10㎏ 기준 4만2천원대로 평년보다 66% 비싸고, 배는 원황 15㎏ 기준 4만2천원대로 39% 올랐다. 육류 가격도 올랐다. 소고기가 전년 대비 8%, 닭고기가 10% 올랐다. 10대 추석 성수품 가운데 가격이 내린 건 하나도 없다.
물론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족이 첫 번째 원인이다. 이상 기온으로 인한 불가항력적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런 말 할 수 없다. 이른바 ‘J노믹스’로 불리는 정책의 핵심 방향이 소득주도형 성장에 있기 때문이다. 취업률은 고용 쇼크라 불릴 정도로 저조하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활동의 저하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J노믹스의 남은 한 축은 소비다. 이를 결정하는 요소가 물가다.
지난해 이 맘 때를 기억해보자. 정부가 10월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10일간의 황금연휴를 만들었다. 소득주도성장의 한 축인 내수 활성화를 위해 내린 결단이었다. 실제로 30~50%의 내수 진작이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여기엔 전제 조건이 있다. ‘쓸 수 있는 돈’이 있어야 한다. 통계청장 교체까지 부른 정부 수치를 보더라도 1년 새 늘어난 가계 소득은 없다. 여기에 ‘물가’만 오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물가는 문재인 정부 경제 지표 가운데 그나마 안정적으로 여겨지던 영역이다. 지난해 2% 내외이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작년 10월부터 1.8%대의 상승률로 안정세를 보여왔다. 올 들어도 4월에 1.6%까지 뛰기는 했지만 5월부터 1.5% 수준에 머물며 다시 안정세를 이어왔다. 이러던 물가가 추석을 앞두고 이상 기류를 보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 지표의 마지노선이 움찔거리는 것이다. J노믹스에 주는 경고다.
다른 것과 달라서 물가는 실생활 경제다. 국민이 직접 느끼는 체감 경제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란 경제학적 접근은 나중이다. ‘추석상 차리기 어려워졌다’는 생활 속 접근이 먼저 온다. 그 표현이 정식화(定式化)되는 것이 이른바 ‘추석 민심’이다. 추석 민심 못 잡은 정부에게 주어질 ‘추석 민심 점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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