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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운송중개 앱으로 찾아갔더니 “더 실어달라”… 과적 운행 부추기는 의뢰업체들

기사들, 시간 낭비·기름값 걱정에 ‘울며 겨자 먹기’식 불법행위 동참
국토부 “사진 찍어 신고해야 처벌”

채태병 기자 ctb@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9월 04일 20:40     발행일 2018년 09월 05일 수요일     제7면

“화물운송중개 앱을 통해 소개받은 업체를 찾아가니 당연한 듯 과적을 요구합니다. 찾아오는데 쓴 시간과 기름이 아까워 단속에 걸리지 않길 기도하며 운전대를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원에서 화물운수업에 종사 중인 A씨(47)는 지난달 화물운송중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부천의 한 업체로부터 2t 무게의 화물을 수원까지 옮겨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하지만 50㎞의 거리를 달려 부천 현장에 도착한 A씨에게 돌아온 것은 4.5t의 화물을 과적해 달라는 업체 측의 요구였다. A씨 트럭의 최대 적재중량은 2.5t이지만, 수원에서 부천까지 이동하면서 소요한 시간과 기름값 때문에 일감을 거부하지 못한 A씨는 4.5t의 짐을 싣고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A씨는 고속도로에서 과적 단속에 적발, 5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만 했다.

파주에서 3.5t 트럭으로 운송업을 하는 B씨(53) 역시 화물운송중개 앱을 통해 소개받은 안산의 한 업체로부터 과적 운행을 요구받았다. B씨는 출발 전 업체에게 화물의 무게가 3t 이하라는 안내를 받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업체가 내놓은 화물의 무게는 4.2t에 달했다. B씨 역시 안산까지 내려와 빈손으로 갈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과적 운행을 해야만 했다.

4일 화물운송업계에 따르면 화물운송중개 앱을 통해 운송을 의뢰하는 업체들이 주문 당시 약속과 달리, 현장에서 운송기사들에게 과적 운행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기사들은 이동하면서 낭비한 시간과 비용 탓에 과적 운행을 거부하지 못하고 불법행위에 동참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체들이 이처럼 과적 운행을 부추기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한 번에 많은 화물을 한 번에 옮기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적 운행은 차량의 적재중량을 초과해 운행 중 균형을 잃는 등 사고 유발과 도로 파손의 우려가 있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과적 운행 적발 시 50만 원(5t 미만), 80만 원(5~15t), 150만 원(15t 이상)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김호철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과적 운행과 관련 국내 규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한 편”이라면서 “운송기사뿐 아니라 과적 운행을 부추기는 업체에 대한 단속을 시행, 법적으로 엄격히 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운송기사에게 과적을 요구한 업체 역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법적 처벌이 가능하지만, 차주들이 사진을 찍어 신고하는 것 외에는 단속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채태병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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