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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아시안게임이 한국 축구에 남긴 것

김민구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9월 04일 21:30     발행일 2018년 09월 05일 수요일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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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던 김학범호가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결코 순탄치 만은 않았던 이번 여정을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4인의 활약과 함께 요약해 본다.

◇황의조: ‘인맥 논란’과 함께 대회를 시작했던 황의조 선수는 상대팀뿐만 아니라 국내 여론의 부담감과도 싸워야 했으나 7경기에서 9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K리그 때부터 보여주던 날카로운 움직임은 더욱 여유로워지고, 영리해졌다. 볼을 받기 전 상황판단이 매우 좋았고 볼을 받을 때마다 앞으로 잡아놓으며 자신의 타이밍으로 상대 수비와 승부했다. 그러면서 원래 좋았던 슛 타이밍과 테크닉이 더욱 빛을 발했으며, 이제 벤투 감독의 성인대표팀에도 필요한 존재가 됐다.

다만 한가지 팬 분들께 당부하고픈 말은, 앞으로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과 경기를 펼칠 때 아시안게임에서의 폭발적인 득점력이 주춤하더라도 비판보다는 응원을 좀 더 보내주셨으면 하는 점이다. 스트라이커는 3경기 당 1골씩 득점해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인대표팀에서도 매 경기마다 골을 터트릴 수는 없을 것이다. 힘든 마음의 짐을 이겨낸 황의조 선수의 앞길에 합당한 비판만큼이나 응원의 목소리가 함께 하길 빈다.

◇손흥민: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에게 겸손함과 이타적인 플레이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토트넘에서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치는 손흥민 선수는 자기 자신을 화려하게 드러내야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손흥민은 철저히 자신보다 팀을 먼저 놓았다. 일대일 돌파보다 후방에서 협력 수비를 펼칠 때가 많았고, 본인의 최대 강점인 슈팅보다 어시스트에 집중했다. 그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런 경험은 손흥민을 한층 더 성숙한 선수로 만들었을 것이다. 토트넘에 돌아가서는 토트넘에 어울리는 플레이에 집중해야겠지만, 다시 한 번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는데 이번 경험이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 성인대표팀에서도 리더로 발전하는데도.

◇김문환: 연령별 대회인 아시안게임의 진짜 주인공은 어쩌면 김문환 선수였는지도 모르겠다. 기술-체력-정신적으로 모두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 김문환 선수는 2017시즌 프로 첫 시즌때 30경기를 출전한 것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윙어와 윙백을 모두 볼 수 있는 김문환 선수는 지난달 1일 만 23세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K리그 클래식 또는 유럽에서도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학범 감독: 말레이시아전 패배 이후 인터뷰에서 김학범 감독은 본인의 ‘로테이션 정책 실패’를 쿨하게 인정하며 빠르게 분위기를 다잡았고,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 혈투 뒤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감독이 얼마나 힘든 자리인지가 느껴지는 대회였으나 중요한 길목마다 김학범 감독의 전술은 빛이 났다.

사실 선수시절이 화려하지 않은 ‘비주류 감독’이 한국에서 ‘주류’가 되는 것이 절대 쉽지 않다. 축구에 대한 열정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김학범 감독은 이제 한국축구의 소중한 재산이 됐다. 정몽규 회장은 해단식에서 김학범 감독이 2020 도쿄올림픽의 지휘봉 역시 잡을 것임을 발표했다. ‘독이 든 성배’를 또 한 번 김학범 감독이 시원하게 원샷 하기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협회와 여론이 조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 주기를.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축구계가 좀 더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다양성을 가지게 되기를 바라며 짧은 결산 리뷰를 마친다. 대한민국 축구, 감사합니다.

김민구 SPOTV 축구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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