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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오현득 국기원장, 성상납부터 테러 지시 의혹까지

장영준 기자 jjuny54@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9월 05일 11:14     발행일 2018년 09월 05일 수요일     제0면

▲ 'PD수첩'에 등장한 홍문종 의원(왼쪽)과 오현득 국기원장. MBC
▲ 'PD수첩'에 등장한 홍문종 의원(왼쪽)과 오현득 국기원장. MBC
'PD수첩'이 제기한 오현득 국기원장에 대한 각종 의혹들은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우리가 몰랐던 한국 태권도의 어두운 면이 드러난 가운데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 MBC 'PC수첩'에서는 오현득 국기원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가장 먼저 등장한 의혹은 그의 성상납 의혹이었다. 해외 파견 태권도 사범들에게 여자를 요구하는가 하면, 속옷만 입고 추태를 부린 적도 있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러시아 여성을 불러 다음날 현금으로 50만원까지 건넸다는 오현득 원장은 고가의 현지 특산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향 커피처럼 비싼 물건들을 한 두개가 아닌 몇십개씩 요구해 직원들이 난감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일화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국기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단증 수여와 관련된 것이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한국의 국기원이 직접 단증을 발급하는 데 비해 중국만큼은 예외였다. 현지 대행업체를 선정해 단증을 대리 발급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오현득 원장이 한 대행업체를 콕 집어 선정토록 관여했다는 의혹이었다. 이미 중국에서 1인당 200만원이 넘는 식사를 대접받고,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술을 선물받고, 심지어 베이징 최고급 호텔에서 머물기까지 하는 등 접대 내용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 때문에 해당 대행업체는 중국 현지에서 떼돈을 벌 수 있었고, 심지어 온라인 쇼핑몰에도 단증이 등장할 정도로 쉽게 취득할 수 있는 물건이 되어버렸다. 현지에 파견을 나가 있는 한 사범은 "30년을 피땀 흘려 취득한 단증인데, 지금은 그냥 찢어버리고 싶다"며 비참한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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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오현득 원장은 어떻게 국기원장의 자리까지 올랐을까.

'PD수첩'은 오현득 원장이 과거 'HID'라 일컫는 정보사 군인 출신으로, 태권도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강원식 전 국기원장은 "내가 상당한 기간 태권도계에 몸을 담고 있는데, 오 원장은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오현득의 국기원 발탁은 이명박 정부 시절로 거슬러가야 이해할 수 있다.

알고보니 오현득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의 선거캠프 외곽 경호팀장을 맡고 있었다. 이후 유인촌 전 장관의 입김으로 부원장 자리에 앉히려 했지만, 당시 강원식 전 원장의 반대로 무산됐다. 오현득은 상임이사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다 이사회의 결정에 의해 낙하산 인사들이 대거 퇴출되면서 오현득도 함께 밀려났다. 하지만 얼마 뒤 박근혜 대통령으로 바뀌고, 홍문종 의원이 국기원 이사장으로 부임하면서 오현득은 다시 국기원으로 복귀했다. 내부의 반발이 거셌지만, 그의 복귀는 홍문종 이사장이 밀어붙였다. 그리고 그는 국기원장의 자리까지 올랐다.

오현득이 원장의 자리에 오르면서 각종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국기원 직원들이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돈을 입금했고, 다시 그 직원들에게 국기원이 돈을 입금한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정치후권금이라고 하지만, 이들이 해당 의원들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는 점에서 경찰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결국 전국 태권도인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오현득 원장은 황당한 지시까지 내리기에 이른다. 일부 강경 인사들에 대해 보복을 지시하면서 그들을 향해 비방글을 쓰고, 약점을 누설하라고 했다고. 심지어 이들을 차로 밀든 오토마이로 밀든 테러를 가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여기에 스스로 명예 9단을 발급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태권도 명예 9단은 대통령 혹은 IOC위원장 등 태권도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에게 주는 것으로, 국기원장인 오현득이 이 명예 9단을 취득하면서 셀프 취득이라느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기원은 "국기원장에게 제기된 의혹은 모두 시나리오에 불과하며, 특히 성상납과 관련해 양심에 거리끼는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PD수첩' 방송이 태권도의 위상을 해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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