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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16 백서, ‘지방에 감염병 관리조직 필요’ / 또 메르스 온 2018, 지방에는 바뀐 게 없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9월 09일 21:26     발행일 2018년 09월 10일 월요일     제23면
공포의 감염병 메르스가 다시 발생했다. 쿠웨이트로 출장을 갔다가 7일 귀국한 61세 남성이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 일단 입국에서 확진까지 환자와 접촉했던 21명(9일 오후 기준)이 자택 격리돼 관리를 받고 있다. 환자와 항공기에 동승했던 승객 등 일상 접촉자 440명도 해당 지자체 보건소가 수동감시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산을 막기 위해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도 ‘주의’ 단계로 상향됐다.
근래 메르스만큼 공포심을 유발한 전염병도 드물다. 2015년 발병 때는 모두 186명이 감염됐다. 고령, 기타 질환 중복 환자 등 38명이 사망했다. 감염 의심으로 격리조치됐던 사람만 1만6천752명에 달했다. 그 사태를 끝냈을 때 정부가 만든 보고서가 있다. ‘메르스로부터 교훈을 얻다’라는 메르스 백서다. 거기에 지방 방역 체계 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언급돼 있다. ‘전문성 갖춘 지방 감염병 관리 조직 필요’라고 분명히 적혀 있다.
일부 개편이 있긴 했다. 2015년 7월 정부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질병 역학 조사관을 중앙에 30명, 각 시도에 2명씩 두도록 명시했다. 여기서 말하는 역학조사관은 역학조사를 담당하는 공무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 약사나 수의사 등 감염ㆍ방역 전문가로서 교육ㆍ훈련을 이수한 전문가다. 그런데 이게 주마간산(走馬看山)식 입법이다. 1천300만 경기도민 질병을 전문가 2명이 추적하라는 얘기다.
전염병은 특정 시기에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더욱 말이 안 된다. 메르스만 따져 보자. 올해만 중동에서 116명의 환자가 발생해 30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을 다녀온 우리 여행객들의 의심환자 신고 건수가 959건이나 접수됐다. 이 중에 169명은 의심환자로 분류됐다가 최종 음성판정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1천248건이 접수됐었다고 한다. 이중 상당수는 경기도 지역 거주자다. ‘전문인력 0명’인 시군이 뭘 할 수 있겠나.
답답했던 수원시가 지난 8월1일 관련 제도 개선을 정부에 요청했다. 역학조사관을 수원시 산하 4개 보건소마다 채용하고 감염병 예방팀을 신설하게 해달라고 했다. 다행히 행안부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아직 시군에 내려진 지시는 없다. 시군에는 여전히 역학조사관이 없다. 이런 와중에 다시 메르스 사태를 맞은 것이다. 당연히 취했어야 할 개선을 질질 끌다가 시기를 놓친 것이다.
대책본부 설치, 위기 경보 상향 조정, 시ㆍ도 비상팀 운영…. 3년 전에도 다 있었다. 다 있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38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그랬으면 뭐 달라진 게 있어야 하지 않나. 정부 스스로 밝혔던 문제점이라도 고쳤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도 또 똑같은 짓들만 하고 있다. 여전히 요란 떨고 여전히 보도자료 뿌려댄다. 차라리 일선 시군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이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방역(防疫)에도 분권(分權)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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