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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메르스와 지방분권

염태영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9월 13일 20:52     발행일 2018년 09월 14일 금요일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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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환자가 3년 만에 또다시 발생했다.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는 메르스는 치사율이 30%에 이르는 호흡기 질환이다. 정부는 메르스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고자 이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등 접촉자 23명을 자택 등에서 격리 조치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지방정부도 신속대응조치에 나서고 있다.

3년 전 첫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190일 만에 상황이 종료되기까지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고, 메르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국에서 1만 6천여 명이 격리됐고 감염자 186명 가운데 38명이 숨지는 등 당시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닥친 일이라 우려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당시 정부의 늑장 대응과 병원의 관리 허술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참사였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며 철저한 대응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지시하면서, 과거에 비해 대응 체계가 개선됐다고 하나 제도개선은 이루어졌을까?

지난 2015년 5월 국내 첫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했을 때 전국적으로 역학조사관이 부족해 효율적으로 감염병 대처를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 의심 사례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발생 원인과 감염 경로를 파악해 감염병 발생 장소를 일시 폐쇄하는 등 실질적인 방역조치를 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관련법을 개정해 역학조사관을 중앙에 30명, 각 시도에 2명 이상씩 두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기초지자체는 역학조사관을 둘 수 없는 실정이다.

그동안 수원시는 현재 질병관리본부 중앙과 광역지자체에만 있는 감염병 역학조사관을 기초자치단체에도 둘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시ㆍ군ㆍ구 인구 구조에 맞게 역학조사관을 채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여러 차례 건의했다. 그러나 묵묵부답이다.

감염병 등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들이 유입돼도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와 권한이 미약하다. 당연히 현장 대응력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사태 이후 수원시는 백서 발간, 4개 보건소별 감염병관리팀 신설, 감염병 전문 보건소장 임용, 감염병 자문위원회 구성, 의ㆍ약 관련 단체 및 기관장 모임 ‘굿모닝 메디포럼’ 운영, 수원시감염병대응실무자협의회 구성 등을 통해 감염병 대응 상시소통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그나마 공공과 민간, 지역의 우수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 중앙통제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분권으로 가야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중앙정부가 여전히 조직ㆍ사람ㆍ예산을 모두 갖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역 특성을 살린 정책을 실행하려면 중앙정부와 협의해 법을 바꾸거나 새로 만들어야 가능한데 정부가 반대하면 정책적 의지를 접을 수밖에 없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획일적 통제시스템으로 지방정부를 관리한다는 개념을 버려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협치 관계로 나가야 한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시 골든타임을 놓쳐 우왕좌왕할 때 지방정부가 방어선을 구축해 피해 최소화에 노력했듯 이번 사태도 현장을 잘 아는 지방정부가 앞장설 것이다. 신속대응, 정보공개와 공유, 그리고 사회적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혁신적인 노력을 함께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지방정부에 실질적인 권한과 자율성을 보장해 시민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지역에 맞는 행정 체계를 갖추도록 지원하고, 지방정부는 지역민이 알아서 동네의 할 일을 정하도록 하는 것이 자치분권이다.

특례시 입법화 요구도 마찬가지다. 특례시는 인구 100만 이상 도시에 예외적인 특별한 권한을 더 준다는 의미다. 특례시는 지방자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 지방분권형 개헌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도 할 수 있다. 지방자치를 통해 주민이 직접 결정하고 집행하고 스스로 책임짐으로써 자율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100만 특례시 추진은 진정한 의미의 분권이다. 도시 규모에 걸맞은 권한을 가짐으로써 자율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지방분권이 답이다.

염태영 수원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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