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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주고 바다 입수 강요… “양진호, 우리 회사에도 있다”

‘직장갑질 119’ 제보 건수 급증
현행 근로법상 폭행만 처벌 가능
계류 중 개정안 조속히 통과돼야

채태병 기자 ctb@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11월 08일 21:26     발행일 2018년 11월 09일 금요일     제6면

“언제까지고 직장 내 갑질을 당하고만 있을 순 없죠, 이번 기회에 ‘을의 분노’를 제대로 보여줘야 합니다”

경기도 내 중소기업에서 근무 중인 A씨는 최근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수치스러운 ‘직장 내 갑질’을 당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A씨는 일하던 중 잠시 재킷 상의를 옆 책상에 벗어놨는데 이를 본 직장 상사가 동의도 구하지 않고, 해당 상의를 뒤져 본인의 생리대를 꺼내 다른 사원들 앞에서 흔들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너무 큰 수치심을 느껴 항의했더니 상사는 오히려 왜 장난을 못 받아들이느냐면서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더라”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직장갑질119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B씨도 한국 사회에 만연한 직장 내 갑질을 뿌리 뽑고자 본인의 피해사례를 직장갑질119에 제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9월 회사에서 진행한 1박2일 연수에서 업무 관련 교육은 받지 않고 ‘이사장에게 편지 쓰기’ 등 황당한 일만 하다가 돌아왔다고 토로했다. 또 연수 2일 차 날에는 갑자기 새벽 6시에 모든 직원을 깨워 바닷가에 집합시킨 후 운동을 해야 한다며 얼차려를 주고, 입수까지 강요했다고 털어놨다.

최근 직원 폭행 및 엽기행각 등 직장 내 갑질로 얼룩진 ‘양진호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억눌렸던 ‘을의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8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직장갑질119로 접수되는 제보의 수가 하루 평균 50%가량 증가했다. 직장갑질119는 지난달까지 e메일을 통해 받는 제보가 하루 평균(평일 기준) 10~15건 수준이었는데, 이달 들어서는 20~25건씩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갑질119는 지난달 30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장 내에서 직원을 향해 욕설과 폭행을 가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는 등 이른바 ‘양진호 사건’이 큰 파문을 몰고 오면서, 그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참기만 했던 ‘을’들이 용기를 내 행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과거에는 내부고발을 하면 오히려 ‘부적응자’로 낙인이 찍혀 부당한 대우도 참았지만, 직장 내 갑질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만큼 용기를 내 제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그럼에도 현행 근로기준법으로는 폭행만 처벌이 가능해 모든 직장 내 갑질을 없애려면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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