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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패인 자연의 상처, 어루만져 보듬으니 예술이더라

친환경 복합예술공간 - ‘포천아트밸리’

성보경 기자 boccum@kyeonggi.com 노출승인 2014년 08월 21일 19:05     발행일 2014년 08월 22일 금요일     제12면

   
▲ 입구에서 공원까지 420m 구간에서 운행되는 모노레일. 타요버스를 본뜬 모노레일카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8월 셋째 주 주말 오전, 늦장마 탓에 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포천아트밸리를 찾은 관광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관광객들은 우산을 쓰거나 비옷을 입고 있었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는 딸을 업고 아들을 품에 안은 채비를 피하느라 불편해 보였지만 환하고 들뜬 표정만은 ‘쨍’하고 해 뜬 날 같았다.

알록달록한 우산들이 줄을 지어 모노레일에 올라타고 절벽에 뱅글뱅글 돌아 난 계단을 타고 내려왔다.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돌벽을 올려다보고 물속을 들여다보는 관광객 사이에서 “이야” 하는 탄성이 퍼졌다.

버려진 폐석산에서 하루에도 수백명이 찾는 대규모 관광지로 되살아난 포천아트밸리는 먹구름과 빗 속에서 운치를 더하고 관광객을 맞고 있었다.

   
▲ 포천의 화강암을 이용해 만든 조각작품 20여점은 공원과 탐방로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포천아트밸리 입장은 모노레일을 타는 것으로 시작했다.

입구에서 공원을 잇는 420m 길이의 모노레일은 총 50인승 규모인데다 오가는 시간이 5~10분 사이로 짧아 수십명이 늘어선 대기 줄이 금세 줄었다.

모노레일카 앞에는 타요버스처럼 눈과 입 모양의 스티커가 붙어 있어 꼬마들이 아빠의 손을 잡아당기며 “타요, 타요”라고 외치다 까르르 웃기도 했다.

모노레일을 타지 않더라도 산책로를 5분여만 걸어가면 위편에 조성된 공원에 쉽게 다다를 수 있었다.

사방이 산인데다 멀리 돌벽의 흔적이 남아있는 빗속의 공원이 고즈넉하게 느껴졌다. 산책로를 따라 몇 걸음 걸어가니 선산으로 둘러싸인 호수가 한눈에 들어왔다.

“경치 좋네~”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편한 복장으로 공원에 들어선 한 남편이 감탄사를 연발하자 그 옆에선 부인은 우산을 어깨에 받친 채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 채석작업이 이뤄지던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조형물.
남편 김갑동씨(54)는 “포천이 옛날부터 돌 캐내는 걸로 유명한건 알았는데 이렇게 관광지로 만든 데는 처음 와봤다”며 “기암절벽에 호수에,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정도로 경치가 훌륭하다”고 감탄했다.

가파른 석산을 겹겹이 두고 그 안에 자리한 천주호 앞에 선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절경을 등에 지고 우산도 접은 채 흩뿌리는 비를 맞으며 ‘브이’를 그리는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천주호는 화강암을 채석하며 파 들어갔던 웅덩이에 샘물이 솟고 빗물이 고여 자연스럽게 형성된 호수다. 호수에 가라앉은 화강토가 반사돼 에메랄드 빛을 띄는 호수는 최대 수심이 20m나 되지만 1급수면서 고르게 깔린 화강암이 그대로 비쳤다.

면적 7천40㎡, 깊이 20여m 규모로 언저리에 전망데크와 절벽 아래 공연장이 설치돼 경관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화강암을 깎아낸 벽은 수직으로 솟아있어 언뜻 중국 영화에서나 보던 절경 같기도 했다.

이미 두 번째 포천아트밸리를 찾았다는 이순복씨(54ㆍ여)는 “자연이란 게 인간의 손이 닿으면 망가지기 마련인데 이렇게 되살려 놓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포천아트밸리는 국내 최대 화강암 생산지인 포천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유일하게 폐석산(폐채석장)을 관광자원으로 되돌려놓은 곳이다. 석질이 단단하고 아름다워 고려전기 불상재료로도 활용된 포천 화강암은 60년대 이후 집중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지금도 22곳에서 채석장이 운영 중이다.

   
▲ 아트밸리 천문과학관에서는 천체관측과 4D체험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포천아트밸리는 1971년부터 2002년까지 채석된 후 방치된 포천신북 폐채석장을 지자체가 나서서 문화예술창작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선산 특유의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리면서 각종 문화ㆍ편의시설을 더해 관광자원화한 것은 폐석산의 모범적인 활용방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음에는 어차피 100% 복구 불가능한 만큼 암각화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돌벽이 아름답고 호수까지 만들어져 수려한 경관이 눈에 띄면서 공원으로 조성됐다.

   
▲ 수직으로 깎아지른 석산은 호수와 어우러져 독특한 풍광을 자랑한다.
지난 2009년 10월24일 문을 열기 앞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포천아트밸리 조성사업,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지역근대산업유산 활용 예술창작벨트조성사업 하에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 기간에 총 17만8천여㎡에 이르는 부지는 석산을 낀 호수와 산책로, 조각공원, 돌문화 전시관 등으로 이뤄진 관람시설을 주축으로 천문과학관, 교육전시센터, 야외공연장으로 구성된 문화시설, 모노레일, 식당, 매점, 카페를 구비한 편의시설까지 갖추면서 자연ㆍ문화ㆍ예술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변모했다.

7년여의 조성 기간에 사업비 253억원이 투자된 대규모 사업으로 2010년 11만명, 2011년 19만명, 2012년 23만명, 2013년 34만명, 올 들어 7월 말까지 22만명 등 누적관광객이 100만명이 넘는데다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연간 405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포천아트밸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지속적이고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선 콘텐츠가 중요하다.

이에 포천아트밸리는 대공연장에서 매년 4~10월 주말마다 각종 장르의 문화 예술공연을 펼치는 한편, 돌 문화홍보전시관ㆍ아트밸리 천문과학관 등을 세워 관람객을 맞고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어른 3천원, 어린이 1천원의 저렴한 입장료로 독특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

무더위가 물러가고 다시금 나들이 철이다. 돌무덤이 됐던 채석장의 화려한 부활을 가족, 연인과 함께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성보경기자
사진= 추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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