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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2. 부천 상동시장
경제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2. 부천 상동시장

편리한 교통·현대화 시설… 대형마트 안부러워

▲ 상동시장 어린이 전통시장 체험 프로그램

초여름 날씨를 보인 지난 13일 오후 1시께 찾은 부천 상동시장은 평일 낮에도 장을 보러온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입구에 들어서자 주전부리, 식당부터 옷과 신발까지 물건을 깔끔하게 진열한 각양각색 가게들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시장 내부의 높은 아케이드는 시원함을 높여줬고, 넓은 통행로 덕에 많은 사람이 오고 가도 불편하지 않았다. 상인들은 처음 찾는 고객들도 단골손님처럼 따뜻하게 대했다. 고객들도 부담가지지 않고 오히려 편안한 모습이었다. 이처럼 상동시장 곳곳에는 사람들의 포근함이 감돌았다.

부천 상동시장(부천시 석천로 61번 길 51)은 1986년 포도밭과 복숭아밭 등 논밭에 주택가가 들어서고 상권이 형성되면서 시장으로 발전했다. 1980년부터 상동 지역이 개발되면서 상가와 아파트가 형성돼 1985년부터 시장은 점점 커져 현재의 상동시장이 모습이 됐다. 이후 중동신도시 개발과 함께 아파트단지, 다세대주택이 형성돼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부천 중심지 전통시장으로 성장했다. 현재 158개의 점포에서 농수산물, 생활용품, 잡화류, 식료품, 먹을거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상동시장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바로 뛰어난 입지와 교통이다. 시장 주변에는 부천시청과 중동역, 역곡역이 근처에 있는 부천 중심지로 편리한 교통을 자랑한다. 또 50~60m 간격에 총 7개 구간으로 나뉜 내부는 구간마다 사거리가 있어 시장 내 이동이 편리하다.

▲ 상동시장

적극적인 상인회 활동도 상동시장이 사랑을 받는 큰 원인이다. 상인회 회원들은 매일 자체적으로 시장 구간을 돌며 원산지, 가격 표시, 위생 체크, 홍보 및 계몽활동 등을 벌인다.

상동시장은 안전성과 편의성이 준비된 시장이다. 고객들과 상인의 안전을 위해 화재 발생 시 소방차 진입 등을 돕기 위해 상품진열대에 바퀴를 달아 이동이 쉽게 했다. 아울러 시장 내 총 35대의 CCTV를 설치해 비상시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또 대형마트의 편의성을 따라잡고자 무거운 장바구니를 집까지 배송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시장은 부천에 있는 시장 중 가장 먼저 정부의 지원을 받아 현대화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2005년 ‘1차 현대화사업’을 10개월에 걸쳐 했고, 2006년 ‘2차 현대화사업’때는 1차 사업 이후 잘못된 점을 파악해 개선 및 보완했다. 시장은 현대화 사업과 다양한 고객 행사, 꾸준한 상인교육 등을 통해 시설과 서비스를 갖추며 대형마트와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더욱이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진행하는 전통시장 특성화 첫걸음 사업에 선정돼 2억 8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해 고객 편의시설과 시장 특성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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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동시장의 김태완 상인회장은 취임한 이후 머릿속에 시장 발전에 대한 고민뿐이다. 이른 아침 상인회 사무실에 출근해 개인 가게를 보고, 시장 일에 매진하다 밤이 깊어서야 퇴근하는 일도 이젠 익숙하다. 김 회장은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행복한 시장을 만들고 싶다”며 “이를 위해 항상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신뢰받는 시장이 된다면 고객들은 저절로 찾아온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 달에 1회 이상 진행하는 상인 교육을 통해 고객에 대한 친절과 깔끔한 물건 진열, 위생을 엄격하게 당부한다”고 설명했다.

성공한 시장을 벤치마킹하고 상동시장에 알맞게 적용시키기 위해 김 회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 다양한 워크숍을 다니기도 한다. “지금도 상동시장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편의시설이 아직 부족하다”며 “더 많은 고객 유치를 위해 임기 내 고객 시설 확충 등 쾌적한 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선정된 특성화 첫걸음 사업을 통해 시장을 가꾸고 발전시킬 좋은 기회를 얻었다”며 “이 기회로 상동시장을 최고의 시장으로 성장시키도록 전력을 기울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커피시장

장을 보다 커피 한 잔이 딱 생각나는 시장 중간쯤에 위치한 커피시장은 이름처럼 단순한 커피와 음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 원두, 커피 메이커 등 커피에 대한 모든 것을 파는 ‘시장’의 모습이었다. 이곳의 김갑철 대표(47)는 “커피전문점이 전통시장에 있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으냐”며 “시장 안에 카페라는 콘셉트로 커피시장을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열대우림연맹(RFA) 인증받은 유기농 원두만을 사용해 직접 로스팅부터 핸드드립 커피까지 선보이고 있다. 로스팅과 원두 보관을 위한 창고도 마련돼 있고, 지하에는 115.5㎡(35평) 가량의 테이블과 의자도 마련돼 있다. 무거운 짐을 놓고 앉아 쉬고 싶은 시장 손님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커피뿐만 아니라 싱싱한 과일을 그 자리에서 착즙해 주는 생과일주스부터 겨울철 쌍화탕 등이 준비돼 있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를 통해 전국 전통시장 곳곳에 커피시장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옥천족발

상동시장에서 20년간 운영 중인 ‘옥천족발’은 투박한 글씨로 쓰인 간판부터 정겨운 느낌을 자아낸다. 대표 메뉴 족발은 엄선해 고른 국내산 돼지만을 이용해 조리된다. 계피, 감초 등 10여 가지의 한약재를 통해 잡내를 없애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과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먹는 느낌의 족발에 꼬들꼬들한 무말랭이를 곁들여 먹으면 더욱 풍성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장인자 대표(66)는 29년간 노하우를 통해 옥천족발 특유의 맛을 개발했다. 이곳의 수많은 단골을 만들어낸 이유기도 하다. 장 대표는 “캐러멜 같은 색소는 절대 넣지 않고, 수입산 돼지는 절대 쓰지 않는다는 고집 때문에 맛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비법을 밝혔다.

 

옛날 홍두깨칼국수

상동시장에서 8년 동안 칼국수를 만들어온 옛날 홍두깨칼국수의 김민성 대표(66)는 상호명처럼 ‘옛날 칼국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손으로 반죽해 숙성시킨 면과 멸치국수를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의 손칼국수(4천500원) 선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향인 전라도에서 어머니가 해주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팥의 껍질을 일일이 벗겨 내 껍질의 떫은맛을 제거하고, 깊은맛을 내는 팥죽(7천원)과 팥칼국수(6천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기온이 오르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직접 갈아 만든 냉콩국수(6천원)도 별미로 많은 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주말에는 손님들로 온종일 북적대 인터뷰할 시간도 없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섹시한떡볶이

떡볶이, 김밥 등 다양한 분식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섹시한떡볶이의 대표 메뉴는 바로 꼬마김밥. 돈까스 김밥, 고추장 불고기 김밥, 날치알 김밥 등 무려 18가지 꼬마김밥(700원)은 고객들에게 고르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동시에 주는 최고 효자 메뉴다. 또 직접 담은 고추장으로 만든 떡볶이(1인분 3천원)는 다른 분식점에서는 따라할 수 없는 섹시한떡볶이 특유의 맛을 내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의 김순애 대표(44)는 상동시장를 포함해 경기도, 인천, 서울 등 총 7군데의 섹시한떡볶이를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무리 장사수완이 좋고 장사 목이 좋다고 해도 우선 음식 맛이 기본이 돼야 한다”며 “모든 음식을 만들 때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음식의 재료를 아끼면 순간적으로 이익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말 그대로 순간일 뿐”이라고 성공의 비결을 밝혔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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