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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인천] 한자를 배우고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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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인천] 한자를 배우고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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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얼마 전 ‘심심한 사과’라는 말 때문에 ‘글을 해석하는 능력(문해력)’이 또 논란이 됐었다.

몇몇 누리꾼들이 ‘(마음의 표현 정도가) 깊고 간절하다’는 뜻의 한자어 ‘심심(甚深)한’을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다’는 뜻의 우리말 ‘심심하다’로 알고 댓글을 달면서 생긴 일이다.

한자어를 잘 몰라서 벌어지는 이런 사건은 새삼스러울 것이 전혀 없다. 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지 않은 지 오래인 데다, 젊은층일수록 책이나 신문을 읽는 습관에서 계속 멀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예전 중·고등학교에는 대부분 일주일에 한 시간씩 한문 수업이 있었다. 그것이 2007년 무렵에 없어진 듯한데, 이유가 짐작은 되지만 그 과정에서 분명 많은 논쟁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문 수업은 한자(단어) 학습 시간으로 바꾸어 계속했어야 할 일이었다. 우리말 단어의 절반 정도가 한자어인데 이를 안 배운다는 것은 우리말을 안 배우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한자 교육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흔히 한문과 한자를 똑같이 보는 잘못을 범한다. 하지만 이 둘은 글자 그대로 문장과 글자라는 점에서 많이 다른 것이다. 외국어라 할 한문은 대개 중국의 문학과 역사 등에 관한 지식이 꽤 있어야 제대로 해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어렵다. 이 탓에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을 괴롭혔다. 그런데 막상 일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쓸 일은 별로 없다. 따라서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면 굳이 골머리를 썩여가며 배울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자 단어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늘 쓰는 ‘우리말’이기 때문에 꼭 배워야만 한다. 그것도 전체가 5만자쯤 된다는 한자를 모두 배우는 것이 아니고, 흔히 쓰는 1000자 정도만 알아도 우리말을 이해하고 쓰는 데 훨씬 큰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영어에 지나치게 미쳐 있는 우리 사회는 이르면 유치원도 가기 전부터 시작해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을 넘어서까지도 영어를 배우게 만든다. 거기에 엄청난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이지만 그 결과는 대개 어떠한가.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가 술술 나오던가. 아니면 영어가 일상생활에 대단한 도움을 주고 있는가.

우리가 1000자 정도의 상용(常用) 한자를 배우는 데는 아마 이렇게 영어를 공부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의 100분의 1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우리말을 제대로 이해하고 쓰려는데 그 정도의 투자도 마다하거나 문제 삼을 이유가 있나. 외국어도 제 나라 말을 잘하는 사람이 더 잘하는 법이다. 이제라도 학교에서, 한문이 아니라 한자 교육을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

최재용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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