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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와 지원 ‘차별’, 마을버스 불황 ‘쳇바퀴’ [뉴스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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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와 지원 ‘차별’, 마을버스 불황 ‘쳇바퀴’ [뉴스초점]

지원금 시내버스보다 10분의 1... 경영난에 운전기사 이탈 ‘가속’
배차간격 늘어나자 민원도 급증... 道 “이용객 불편없게 지원 검토”

수원특례시의 한 버스정류장에 마을버스가 들어오고 있다. 김건주기자

 

“마을버스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입니다. 배차 간격이 늘어난 탓에 한 시간을 기다려야 겨우 탈 수 있어요.”

 

2일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한 버스정류장. 마을버스 6·7번과 시내버스300번, 비슷한 노선의 300-1번이 지나는 이곳에서 1시간을 지켜 본 결과, 시내버스가 3번 지나가는 동안 마을버스는 단 1번 밖에 오지 않았다.

 

이곳에서 만난 한금선씨(60대·여)는 “마을버스를 타야 동네까지 갈 수 있는데, 어느 새부터 마을버스를 찾아볼 수가 없다”며 “40~50분을 기다리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걸어갈 수도 없어 불편함이 크다”고 호소했다.

 

마을버스 운영 업체 측도 같은 이유로 한숨을 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줄어든 이용객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유류비 급등 등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마을버스 업체 관계자는 “마을버스는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시내버스에 비해 1대당 약 300만~400만원대의 보험료까지 더 내고 있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며 “업체를 매매하려 해도 인수하는 사람이 없고, 기초교통수단이기 때문에 폐업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 22개 시·군 마을버스의 1일 평균 이용객 수는 2019년 96만6천360명이었지만, 2020년 72만44명, 2021년 72만3천506명, 지난해 76만8천731명으로 급락했다.

 

이에 지난 2021년 도내 마을버스(2천883대)의 평균 수입금은 33만원에 그친 반면, 표준 운송 원가는 51만5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마을버스 145개 업체는 버스 1대당 일평균 18만4천원의 적자를 보고 있으며, 연평균 적자는 업체당 6천800만여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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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 한 시민이 자녀의 손을 잡고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김건주기자

 

이 같은 이유로 마을버스 운전기사들이 손실보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내버스 업체로 이동하면서 배차 간격이 증가,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더욱이 시내버스는 지난해 도와 시·군으로부터 ▲수도권 환승할인보전금 ▲청소년할인결손보전금 ▲적자노선지원금 등 8개 항목으로 3천22억여원의 지원금을 받았지만, 마을버스는 이들 항목 중 6개가 제외되면서 10분의 1 수준인 289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마을버스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운행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모창환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마을버스가 사라진다면 지역주민은 교통권을 침해받게 된다”며 “형평성 차원에서 도내 3천대에 달하는 마을버스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도 관계자는 “마을버스가 시내버스만큼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도민이 마을버스 이용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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