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미술관 입구’에 대한 새로운 모색…경기도미술관 ‘미술관의 입구: 생태통로’

딱딱하고 무거울 것 같은 ‘미술관’의 이미지를 탈바꿈한 전시가 열렸다. 미술관의 입구로 이어지는 야외 길을 전시장으로 꾸며 미술관의 진입장벽을 낮춘 것이다. 경기도미술관은 오는 10일까지 ‘미술관의 입구: 생태통로’ 전시를 연다. 이번 전시는 화랑유원지 내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의 양쪽 출입구를 연결하는 장소 특징적인 미술 프로젝트다. 도미술관은 2개의 출입구가 유원지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지름길처럼 사용되는 데서 착안해, 미술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총 10명 작가의 설치 작품, 퍼포먼스, 관객참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먼저 김이박 작가는 수공간의 야외데크에 ‘사물의 정원_안산’ 작품을 설치했다. 무언가 키운다는 행위에 관심을 기울이는 김이박 작가는 식물로 다양한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도미술관 주위에서 자란 식물과 바람개비, 머리띠, 슬리퍼 등 일상의 물건들을 10여개의 화분에 설치했다. 화분에 함께 심은 일상의 물건들은 작가가 지난달 18일 미술관 방문객에게 받은 물건들로, 작가의 상상력이 식물에 대한 돌봄에서 사물을 통한 소망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야외데크에서 미술관 입구로 이어지는 길목의 가로등에는 엄유정 작가의 ‘바디’가 설치됐다. 작품은 미술관 바깥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의 동작을 표현한 드로잉이다. 일반적으로 가로등에는 전시 홍보용 배너를 설치하지만, 도미술관은 엄 작가의 드로잉을 설치해 산책 등을 하는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작품을 관람하도록 했다. 도미술관 인근의 식물을 관찰하고 그린 엄 작가의 ‘플랜트’는 미술관 내부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 주차장과 미술관 입구 사이의 진입로에는 목재로 된 문, 복도, 계단 등으로 구성된 조경재 작가의 ‘골마루’를 설치해 공원에서 산책하는 사람들과 미술관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좁혔다. 특히 미술관 입구에는 서성협 작가의 ‘꾸-움틀, 슈-욱슉’을 설치했다. 서 작가는 어린 시절 제주도의 흙밭에서 본 지렁이 형상을 크게 부풀린 공기 조형물이 미술관을 가로지르듯 작품을 설치해 ‘생태통로’의 의미를 강화했다. 이외에도 민성홍의 ‘Drift_비정형’, 조영주의 ‘휴먼가르텐’, 제니퍼 스타인캠프의 ‘정물 3’가 전시됐다. 또 눈을 감고 도미술관 외부를 돌아보며 자연을 느끼는 홍이현숙 작가의 ‘외출’, 안산시 초지동의 지질학적 특성을 담은 빵을 만드는 안데스 작가의 ‘초지동의 맛-지질학적 베이커리’, 화랑유원지를 서식지 삼아 살아가는 새를 관찰하는 탐조책방 작가의 ‘첫 번째 탐조’ 등 관객참여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강민지 경기도박물관 학예사는 “이번 전시는 생태통로로서 미술관의 기능을 헤아리고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기획했다”며 “미술관이 우리 사회에 공감과 소통을 위한 중요한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철없는 어른들의 도전과 성장'…영화 '선데이리그' 10월5일 개봉

철없는 어른들의 도전과 성장을 통통 튀는 인물들로 표현해낸 영화 ‘선데이리그’가 오는 10월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성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선데이리그’는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영화는 좌충우돌 삶을 이어가는 축구 코치 준일과 열정 만은 프로 못지않은 오합지졸 ‘철수축구단’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성장 드라마에 초점을 맞춘다. 축구라는 소재를 표면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인생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감상을 만들어낸다. 관객들은 잘 나가던 지난 날을 떠올리는 아저씨들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을 짓다가도 후회와 연민으로 둘러싸인 현실감을 맛볼 수 있다. 주인공 준일은 옛날 타령만 늘어놓는 전형적인 구시대 인물인데, 꼰대 아저씨들로 가득한 철수축구단이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일을 겪게 되는지 살펴보는 게 영화를 따라가는 감상 포인트다. 특히 영화는 엉망진창 풋살팀이 하나의 팀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시대의 흐름에서 밀려난 준일이 변화와 성장의 기회를 마주하는 과정을 나란히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준일 역을 맡은 이성욱을 비롯해 이순원, 오치운, 강영구 등 출연진 대부분이 수많은 연극 무대 경험으로 무장한 베테랑 배우들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까지 생명력 넘치는 캐릭터 묘사가 살아 있다는 점도 영화가 가진 매력 중 하나다. ‘우당탕탕’ 살아가는 이들의 사연을 담아내는 ‘선데이리그’는 급조된 팀에서 각자의 성장을 이뤄내는 선수들의 감동 스토리가 녹아 있던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2009)나 청춘과 사랑을 재치 있게 풀어냈던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2014)처럼 보편적인 공감대를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송상호기자

‘세계 속의 평생교육’…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2022 민주시민교육 3차 포럼’

세계 각국에서 이뤄지는 평생교육을 공유하는 장이 열렸다. 29일 경기도 북부청사 평화누리홀에서 진행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의 ‘2022 민주시민교육포럼 3차’다 이번 포럼은 지난 1,2차 포럼에 이어 ‘세계 속의 평생 교육 - 너와 나의 연결고리 평생교육’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포럼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는 평생교육의 현황과 민주시민 교육 의식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경기도의회의 최병선 의원은 “수명은 늘어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평생교육은 필수”라며 “세계 속의 평생교육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포럼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는 토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성혁 MC의 사회로 진행된 포럼은 홍보강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지적 연대본부 교육팀장의 기조강연과 패널 자유토론으로 구성됐다. 홍보강 팀장은 ‘평생학습으로서의 시민교육 - 유네스코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평생교육의 필요성과 이에 따른 시민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고령화 사회, 기후 변화와 환경위기, 불확실한 직업의 미래, 코로나19 등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기존의 지식이 아닌 전세계에 걸쳐 지식과 학습을 변화시키는 평생학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팀장은 새로운 사회계약을 설명하면서 “양질의 평생교육·학습권 보장과 공동재·공공재로서의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적으로 평생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은 미래를 나아갈 방향을 정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시민교육은 일상에서도 이뤄질 수도 있다.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닌 학습자 중심, 실천과 변혁을 지향하면서 과정과 문제해결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조강연에 이어 세계 각국에서의 이뤄지는 평생교육에 대해 공유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의 패널로는 김미란 전 행정안전부 지역공동체과 성장지원팀장, 변종임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평생교육정책본부장, 카를로스고리토 브라질대사관 교육담당관, 마츠오유미 도쿄대학원 교육연구과 학생이 참여했다. 김미란 팀장은 “평생교육 틀 안에 지역 사회 구성원이 돼 가는 것이 시민교육”이라며 “다양한 관계를 맺는 과정 등 우리가 겪는 모든 교육이 평생교육이자 시민교육”이라고 평생교육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변종임 본부장은 “주제별로 봤을 때 민주시민교육은 1%를 차지하지만 우리가 학습하는 취미,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것 등 모든 것이 시민교육”이라고 전했다. 마츠오유미 도쿄대학원 교육연구과 학생은 “일본에서 경험한 시민교육과 평생교육은 이웃이 누구인지 등 알아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며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공유하고 해결하는 방안을 같이 찾아가는 과정이 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평생교육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배우는 것이며 사회교육은 배움을 다시 지역사회에 반영하는 방향을 찾는 교육이다. 이것이 시민교육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카를로스고리토 교육담당관은 참여예산제에 대해 언급하며 “브라질에선 행정적인 처리가 이뤄지기 전에 시민이 어떻게 제안할 수 있는지 공동체 교육을 진행한다”며 “시민이 함께 하는 시민교육이 평생교육”이라고 설명했다. 홍보강 팀장은 “평생교육과 시민교육을 구분하기 보단 비슷한 점을 묶어 접근하면 좋다”며 “적절한 교육으로 우리 삶의 방향을 정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평생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변종임 본부장은 “학습 이후 학습자들이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이런 장이 많이 마련돼 시민교육이 이어져 갔으면 한다”고 제시했다. 강성국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민주시민교육본부장은 “시민교육은 미래 사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것. 시민공동체를 형성하고 시민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번 토론을 통해 세계 곳곳의 민주시민교육을 나누고 그동안 몰랐던 것을 알아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2022 기아챌린지 ECO 프로젝트] 4. 환경까지 생각한 기술, 기술의 혁신을 만들다

기아 AutoLand 화성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지역본부가 ‘기아 ECO 서포터즈’와 친환경 교육 및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9월 마지막 주 소개할 팀은 홍미림(24), 홍주영(22), 이다은(21), 인보미(21), 조다연(21) 학생으로 구성된 ‘기아에코렐라’다. 이들은 부산 에코 델타시티를 예로 환경을 생각한 기술이라는 주제로 ‘환경까지 생각한 기술, 기술의 혁신을 만들다’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하 기아에코렐라팀이 작성한 글. ■ 친수·친환경·신기술 접목한 부산 EDC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는 만큼 환경에 대한 관심도와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대규모의 개발을 진행할 때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부산 에코델타시티(Eco Delta SmartCity, EDC)는 이러한 환경 문제를 고려한 새로운 유형의 도시 사업이다. 부산 EDC는 친수(親水), 친환경, 신기술(IoT)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미래 지향적인 수변도시 조성과 우수한 광역 교통체계와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한 거점지역 육성으로 부산권 경제 활성화 및 미래 신성장 동력 구축을 목표를 내걸고 친수도시를 조성했다. 또한, 친수 주거환경과 복합 수변공간 조성으로 하천 중심의 다양한 미래 여가·문화 공간을 마련했다. ■ 부산 EDC의 목표와 효과 부산 EDC는 분산형 정수장을 구축하고 수돗물을 공급하는 ‘스마트 정수장’과 하수처리시설 지하와 하천유지용수 등으로 재활용하는 ‘스마트 하수처리장’ 등을 통해 물관리 기술의 혁신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훼손지 복구 등을 통해 307만8천㎡에 달하는 탄소흡수림을 조성, 탄소 저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EDC 조성사업을 통해 생산유발효과 5조 2천억, 수입유발효과 4천억, 부가가치유발효과 2조 2천억 등 총 7조 8천억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고용유발효과 4만3천명의 정량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개발로 개발수요를 흡수하고 국제물류, 연구·개발 기능이 복합된 자족도시를 건설해 도로·상하수도 등 도시기반시설 설치에 의한 지역기반시설을 확충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글·사진=기아 AutoLand 화성 2022년 기아 ECO 서포터즈 ‘기아에코렐라’ 팀 정리=김은진기자

국제인성평생교육원, 경기남부 새터민·취약계층 위한 '걸림돌에서 디딤돌로' 눈길

국제인성평생교육원(대표 양은정, 이하 교육원)이 새터민과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응 프로그램 공모사업 ‘걸림돌에서 디딤돌로’를 통해 지역주민들에게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교육원은 ‘인성은 평생교육’이라는 전 생애적 관점에서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 회복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경기도 평생교육과 산하 비영리 단체로 발족했다. 지난 6월부터 수원 우만주공3단지 주민(10회)과 오산 운남6단지 주민(4회), 화성 지역 주민(6회) 등을 대상으로 올바른 시민의식 함양 및 취업 성공전략 등을 담은 ‘착한 멘토링’, 심리치유를 위한 테라피 활동 ‘마음의 스냅링크’, 청와대 필드트립을 통해 입주민간의 소통과 교류의 장을 제공 중이다. 우만주공3단지와 협업으로 진행된 교육에 참여한 입주민은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문제, 거기다 코로나까지 겹쳐 우울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강연을 듣고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레크레이션을 하다 보니 마음에 힘이 난다”고 전했다. 양은정 국제인성평생교육원 대표는 “물질적 풍요가 줄 수 없는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통해 개인의 행복 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간의 신뢰 회복을 도모해 건강한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위드코로나19 시대의 힐링 콘서트…수원심포니오케스트라, ‘청소년 협주곡의 밤’ 10월2일 개최

코로나19로 지쳐 있는 수원시민과 음악애호가들을 위로하기 위해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 갈 지역 인재들을 중심으로 하는 힐링 콘서트가 마련됐다. 수원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오는 10월2일 오후 7시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지역의 미래 세대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나아갈 재능 있는 청소년 연주자들과 함께 제10회 정기연주회 ‘청소년 협주곡의 밤’을 개최한다. 지난 2006년에 창단한 수원심포니오케스트라는 수원의 문화예술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연 단체로, 열망과 화합의 가치를 중시하며 서로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뤄나가는 오케스트라다. 정기연주회 이외에도 ‘수원거주 작곡가의 밤’, ‘지역주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 등의 행사를 개최해 오면서 지역 사회의 문화예술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또 구성원들이 오케스트라 공동체를 통해 하모니를 이뤄, 항상 음악이 흘러 넘치는 삶과 비전 있는 밝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공연 문화예술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기연주회는 음악계의 지역 인재들을 발굴하고, 전문 연주자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자리를 통해 폭넓은 무대 경험을 쌓게 하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공연은 최용신 수원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Romania R.m Valce 국립오케스트라 객원지휘자)의 지휘에 따라 피아노 이예빈, 바이올린 김하근·승금나래, 첼로 박나현과의 협연 무대와 소프라노 김태은의 특별 무대로 꾸며진다. 최용신 수원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는 “위드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힘들어 하는 수원시민과 음악애호가들을 위한 힐링 콘서트를 개최해 일상으로의 회복과 차세대의 주역인 신예 음악도에게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음악의 길을 밝혀 주고자 했다”면서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공감과 감동의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상호기자

[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9-⑦

무세오 소우마야(Museo Soumaya)를 둘러보고 이곳을 미술관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박물관이라 해야 할지 고민하다 이곳의 에스파냐어 고유 명칭에 따라 박물관이라 칭한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처럼 전문가가 아니면 두 단어의 의미를 경계 짓기가 쉽지 않다. 박물관이면 어떻고 미술관이면 어떤가. 단지 그곳에 전시하고 있는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그 가치와 의미를 가슴으로 느끼면 되지 않겠는가. 여행지에서 다양한 예술 작품을 관람할 때 느끼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감성의 벽을 넘어서는 데 어려울 때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보고 느낀 감정이나 영감을 또 다른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새로운 예술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여행의 기술’의 저자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프로방스에서 반 고흐의 그림을 보고 작품 속 올리브 나무와 사이프러스를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그는 고흐 그림에서 느낀 감정을 자기 작품 속에 또 다른 문학적 시각으로 형상화해 교술함으로써 독자를 작품 속으로 인도했다. 이처럼 여행지에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아 새로운 호기심을 가지고 아름다운 예술의 가치를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면, 이것 또한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묘미가 아니겠는가. 이렇듯 글을 쓰는 문학과 예술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서로의 사상과 사유를 함께 교유(交遊)할 수 있는 다정한 친구이자 연인이다. 박태수 수필가

[경기도 독립운동단체를 조명하다] 10. 군자금 모금 위한 이수흥의거

■ 독립운동자금 모금을 위해 의거를 결행하다 대일항쟁기 독립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토와 주권을 완전히 회복해 자주적이고 독립된 민족국가 건설이었다. 의열투쟁, 외교활동, 실력양성운동, 무장투쟁 중 가장 핵심적인 방략은 무력투쟁에 의한 독립전쟁임이 분명하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육군주만참의부(이하 참의부)는 무장투쟁을 목표로 조직됐다. 1920년대 압록강 건너 남만주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한 참의부는 임시정부 산하의 무장단체였다. 중국 동북지역 독립운동단체는 경신참변 이후 효과적인 무장투쟁을 수행하고자 통의부를 만들었다. 의도와 달리 이념적인 대립과 인선을 둘러싼 내부적 갈등은 곧바로 나타났다. 이에 임시정부에 대표를 파견하고 임시정부 산하의 참의부를 결성했다. 참의부의 무장투쟁은 사이토 총독 저격과 고마령전투 등이 대표적이나 대부분은 국내진공작전을 통해 수행됐다. 무장대원들은 압록강을 건너 주로 평안도 일대에서 일제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군자금 모금을 위한 대표적인 사건은 황해도·서울·경기도 일대에서 전개된 이수흥의거였다. ■ 일제의 독립전쟁 근거지 말살에 맞서다 이수흥(1905~1929)은 경기 이천군 읍내면 창전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이일영으로 본관은 연안이다. 어머니가 사망한 후 이천공립보통학교를 입학했다가 중도에 자퇴했다. 승려가 돼 속세를 떠났다가 아버지의 설득으로 하산한 후 중국 지린성으로 망명했다. 이때가 1923년 3월 말경이었다. 3·1운동을 전후로 독립에 대한 고조된 분위기와 맞물려 이곳에 많은 무장단체가 조직돼 무장투쟁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수많은 애국청년들로 독립군을 편성하는 동시에 군자금으로 무기를 구입함으로써 독립전쟁은 가능할 수 있었다. 국경지대를 중심으로 일제의 침략기관 파괴와 친일파 처단 등은 항일투쟁 의지를 고취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구 식민지화를 획책하는 일제는 무장단체의 근거지를 묵과할 수 없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홍범도가 이끄는 봉오동전투(1920년 6월)에서의 참패였다. 일제는 독립군을 제거하기 위해 이른바 ‘간도지방불령선인 초토작전’을 수립한 후 훈춘사건을 조작해 침략 구실을 만들었다.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으나 오히려 청산리대첩에서 크게 패배했다. 이에 대한 보복은 너무나 잔인했다. 한인에 대한 대규모 살육·방화는 1921년 5월 말까지 자행됐다. 이른바 경신대참변은 대표적인 경우다. 경신참변 후 일시적으로 타격을 받았던 독립군은 보민회·민회 등 친일단체를 몰아내고 독립운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통합운동에 나섰다. 마침내 조직된 대한통의부는 무장투쟁을 주도할 군대로 의용군을 결성했다. 이는 가장 폭넓게 통합을 이룩한 독립군단이었다. 참의부는 독립전쟁을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였다. 참의부 독립군의 설립 당시 편제는 통의부 의용군의 편제를 그대로 사용했다. 참의부 독립전쟁은 다른 무장단체처럼 유격전 형식으로 진행됐다. 무적을 자랑하는 일본군과 전면전은 화력이나 전투력 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현실이었다. 한민족 독립전쟁사에서 ‘유격전’은 일제의 식민통치를 교란하는 가운데 항일정신 고무와 독립의지를 계승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었다. ■ 단독으로 의거를 결행하면서 동지를 규합하다 참의부의 유격전은 1925년까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됐다. 당시 대일 항쟁은 주로 국내진공작전으로 평안도 지역의 일제 관공서인 경찰서·우체국·영림서 등에 기습전이었다. 국내진공작전 중 국경 방면에서 발생한 무장투쟁의 3분의 2 이상을 담당하였으나 병력 손실도 적지 않았다. 이수흥의거는 침체된 무장투쟁 분위기를 되살리려는 의도에서 치밀하고 원대한 계획으로 실행되었다. 1926년 5월26일 참의부 제2중대 특무정사 이수흥은 펑톈을 출발했다. 그는 모젤 권총 1정과 실탄 147발, 브라우닝 구식 권총 1정과 실탄 29발 등을 휴대하고 압록강을 건너 국내로 침투했다. 서울에 침투한 그는 일제의 검문을 피하며 7월10일 오후 11시경 동대문경찰서 동소문파출소 앞을 지나게 됐다. 때마침 보초 근무 중이던 토쿠나가 마사루(德永勝)에게 권총을 소지한 것이 발각되자 즉시 모젤 권총으로 중상을 입히고 급히 현장을 벗어났다. 일제는 삼엄한 경계를 펼쳤으나 이수흥은 유유히 경계망을 빠져나갔다. 이수흥은 유택수와 함께 안성군 읍내에 거주하는 부호 박승륙에게 군자금을 모집할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신문기자라고 속인 후 마침 집에 있던 아들 박태병에게 군자금 제공을 요구했다. 이어 9월 28일에는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외계리에 사는 부호 이민응을 만났다. 군자금 요구에 이민응은 현금이 없어 당장 응하지 못하나 후일을 약속했다.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을 알고 10월 20일에 이천군 백사면 현방리에 소재한 이민응의 식산회사를 찾아갔다. 사람들의 출입이 빈번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게 되자 근처 현방경찰관주재소를 습격했다. 곧바로 주재소에 들어가 근무 중이던 순사부장 모리마쓰 다게노(森松武之)를 향해 저격하였으나 불발이었다. 이때 함께 있던 고사카 후지타로(小坂富士太郞) 등 2인은 후문으로 도주했다. 이어 백사면사무소에 숙직 중이던 면서기를 저격했다. 한편 이수흥으로부터 브라우닝 권총과 실탄 25발을 넘겨받은 유택수는 10월 25일 오후 9시경 독립자금을 모집할 계획으로 서울 수은동 소재 전익영이 운영하는 전당포에 들어갔다. 그의 형 전기영에게 군자금 5천원을 제공할 것을 요청했으나 이에 불응하고 밖으로 도주하려는 것을 저격했다. 이수흥은 7월부터 10월까지 경기 이천군 읍내면 중리 유택수·유남수의 집에 머물면서 군자금 모집과 경찰 등 응징에 힘썼다. ■ 청소년들에게 항일의지를 북돋우다 무장투쟁사 가운데 이수흥의거는 더욱 빛을 발한다. 단독으로 압록강을 건너 국내진공작전을 감행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은밀히 국내에 침투하여 조선총독을 비롯한 고관들을 격살함으로써 침체된 무장투쟁의 분위기를 되살리려는 의도였다. 고마령참변으로 전사한 동료들의 원수를 갚겠다는 생각도 주요한 배경이었다. 비록 의거는 완전하게 성공하지 않았으나 식민통치의 심장부인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과감하게 수행된 무장투쟁은 대단한 쾌거였다. 당황한 일제는 이 의거를 ‘제2의 김상옥사건’이라고 자평할 정도였다. 순종 인산일을 전후로 국내 민심이 크게 동요되는 상황에서 전개된 의열투쟁은 청소년들에게 항일의식을 일깨우는 기폭제였다. 공판일에 인산인해를 이룬 방청객은 이러한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1928년 7월 경성지방법원에서 사형을 언도받은 이수흥은 상고를 포기했다. 1929년 2월 27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였으니 25세의 패기만만한 청춘이었다. 정부는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글=김형목 ㈔선인역사문화연구소 연구이사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삶의 특별한 순간을 담다…유두진의 ‘끼니’ 등

여행, 운동, 식사 등 일상의 소소한 행위들이 특별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무심코 들어간 식당의 음식이 입맛에 딱 맞을 때, 길을 잃고 정처없이 걷는데 문득 사진에서나 볼 법한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때가 그런 순간들일 것이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순간이지만, 색다른 감정이 더해지면 특별한 순간이 된다. 이 같은 특별한 경험을 책에 담은 이들이 있다. ■ 끼니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맛있게 드셨던 음식이 뭐였나요? 한번 떠올려 보세요.’ 유두준 작가가 지은 ‘끼니’는 이 같은 물음을 던지면서 시작한다. 독자는 가장 맛있게 한 식사를 떠올릴 때 그때의 분위기, 함께 먹은 사람 등의 기억을 소환한다. 유 작가의 책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이나 맛집에 대한 이야기를 담지 않았다. 식사를 하다 생긴 에피소드, 함께 밥을 먹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지인의 선거사무소에 갔다가 낯선 곳에서 먹게 된 냉면집이 ‘인생맛집’이 된 이야기, 어느 참치집 사장님의 참견으로 식사를 망치며 불필요한 간섭에 흔들리지 않겠다고 다짐한 일화, 회사 동료들에게 불낙전골을 사며 친구가 부탁한 신규카드를 발급 받게 하는 일을 도우려했지만 친구에게 실망한 에피소드 등 식사를 하며 느낀 소박한 깨달음 등을 잔잔하게 풀어놓는다. 유 작가는 끼니를 때우다 마주친 사람들의 재미있거나 안타까운 에피소드 총 47편을 담았다. ■ 여행이 부르는 노래 강이석 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보고, 만나고, 느꼈던 특별한 순간들을 책에 기록했다. 작가가 기억한 특별한 여행의 순간들엔 항상 특별한 음악이 있었다. 음악만 들어도 그 시절의 여행이 떠오른다는 강 작가는 그날의 감성을 독자들과 공유하길 원했다. 이에 작가는 35개의 에피소드가 시작하는 첫 페이지에 그와 관련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넣었다. 한 눈에 반한 H를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에 가면서 기차표를 4번이나 취소한 일화엔 가수 015B의 ‘H에게’가 흘러나오는 식이다. 작가는 20살 때 문득 떠난 유럽 여행, 아무나 갈 수 없었던 티베트 여행, 베트남 여행, 창업한 회사를 그만두고 떠난 춘천-여수 도보여행 등의 이야기를 그 당시의 특별한 감정과 음악, 사진으로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여행을 통해 낮았던 자존감을 회복한 강 작가의 특별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준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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