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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사가 있다. 2010년 12월20일, 이렇게 보도했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재판에서 돈을 줬다는 한만호 한신건영 대표가 오늘 증인신문에서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진술이 번복돼도 유죄 입증에 자신있다는 검찰 입장도 강조해 전했다. 2011년 3월8일, 이렇게 보도했다. “한씨의 동료 수감자가…(한씨가) 광복절 특사가 무산되면 진술을 번복하겠다고 공언했다고 증언했다.” 한씨가 공판 전 내용을 달달 외웠다고도 보도했다.이 방송이 지난 5월22일 이런 보도를 한다. “…그 후로부터 만들어진 (9억원)스토리는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6-03 20:27

김희겸은 경기도 부지사다.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3개 부지사직을 모두 수행했다. 경제부지사(2013)ㆍ행정2부지사(2015)를 했고, 지금은 행정1부지사다. 경기도정 역사에 없던 기록이다. 행정의 달인이라 불릴만 하다. 이와 다른 이력도 있다. 재난(災難) 행정의 달인이다.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2015)을 했다.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장(2017)도 했다. 그 기간 물 난리, 불 난리, 지진 난리가 많았다. 그 지휘에 그가 있었다. ▶코로나19는 행정의 실험기다. 재난 대처 능력이 여실히 평가된다. 여기서 경기도가 단연 돋보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6-01 21:17

2001년 말. 문희상 의원을 만났다. 연속 기획 인터뷰였다. ‘도지사 후보를 만나다’였다. 다선의 현역 국회의원이었다.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기자들이 그를 후보군으로 꼽았다. 처음 본 사이였다. 기억이 특별하다. 아마 발톱을 깎고 있었던 것 같다. 앉은 채로 손을 내밀었다. 나는 선 채로 손을 잡았다. 처음 해보는 불쾌한 자세였다. 처음부터 반말로 답변했다. 나는 꼬박꼬박 존대를 했다. 역시 처음 해보는 불쾌한 대화였다. ▶얼마 걸리지 않았다. 곧 털털함으로 다가왔다. 털털함 속에 겸손함도 있었다. 도지사 출마 의향을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5-24 20:01

그는 늘 오토바이를 탔다. 덜덜대는 소형 원동기였다. 그 모습이 참 안쓰러웠다. 여름엔 더 했다. 땀에 밴 티셔츠 차림이었다. 광교산 보리밥집에서였나. 기억이 맞다면 그날 이런 말을 했다. “누가 오토바이 기름 값 5천원만 지원해주면 좋겠다.” 수원경실련 사무국장이다. 지역 진보의 대표 얼굴이다. 그가 한 말이다. 전업(專業) 진보의 고됨이 묻어났다. 거기 현역 국회의원도 있었다. 일부러 지른 걸로도 보였다. 그리곤 아마 불쑥 일어나 갔던 것 같다.그가 ‘노민호’임은 중하지 않다. 90년대 시민운동가가 그랬다. 범인(凡人)의 삶은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5-20 20:19

사설 두서에 전제를 달았다. “지금처럼 안정추세가 이어지고, 감염 창궐로 다시 추락하지 않을 경우”. 결론은 방역 행정 칭찬이었다. 제목부터 ‘문재인 정부의 방역 행정은 성공했다’였다. 5월5일 종료된 사회적 거리 두기를 기해 내린 평이었다. 정부가 잘한 대목을 구체적으로 평가했다. 순발력 있게 대처한 진단키트를 칭찬했고, 확대를 주도한 드라이브 스루를 칭찬했다. 5월6일자로 보도한 본보 사설이다. ▶그 다음 오후, 용인 확진자(66번)가 나왔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동일 동선에 대한 대대적 검사가 시작됐다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5-12 20:06

긴 줄을 서야 했을 것이다. 쿠폰을 받아 들었을 것이다. 행복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 이 돈으로 뭘 할까. 고기라도 한칼 썰어 갈까. 아들 녀석 휴대전화 바꿔 줄까. 어떤 이는 이런 고민을 했을지도 모른다. 난 괜찮으니 기부할까. 그러다 이내 포기했을 것이다. ‘그냥 쓰자.’ 그렇다. 이게 본능이다. 자연스럽다. 정치도 그걸 알고 있다. 그래서 퍼주기로 올가미를 씌웠다. 조만간 더 큰 퍼주기도 있다. 정부가 주는 재난 지원금이다.‘국가 부채 위기다’, ‘재정 건전성 위험하다’…. 다 부질없는 소리다. 먹혀들 리 없다. 그런데도 이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5-06 20:18

2019년 4월 15일. 노트르담 대성당에 불이 났다. 400여명의 소방 인력이 동원됐다. 진화에 8시간 40분이나 걸렸다. 피해가 적지 않았다. 지붕, 첨탑, 성당 내부가 불에 탔다. 600년 된 파이프 오르간도 사라졌다. 프랑스 파리의 상징이다. 세계적 유물에서의 화재다. 그 자체로 프랑스에는 수치였다. 하지만, 소방 역사에 남긴 의미도 있다. 문화재 보존을 위한 특별한 소방 작전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끝까지 붕괴되지 않았다. ▶공중 살수를 끝까지 자제했다. 노후된 성당의 붕괴를 막으려는 선택이었다. 대신 첨단 장비가 동원됐다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5-05 19:41

합격하고도 출근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빚은 참사다. 구인 구직을 연결하는 ‘사람인’이 조사했다. 코로나19로 채용 취소 또는 입사 연기를 통보받았는지 물었다. 40.7%가 있다고 답했다. 채용 연기를 통보받은 구직자는 58.7%였다. 채용 취소를 통보받은 구직자는 18.9%였다. 연기 후에 취소 통보를 받은 구직자도 12.4%였다. 연기든 취소든 구직자를 피 말리게 하는 시간이 흐르고 있다. ▶입사 연기ㆍ취소의 사유도 조사했다.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악화돼서’라는 안내가 59.1%였다. ‘일정이 무기한 연기돼서’도 46.3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4-28 20:21

Y는 진보다. 젊은 날을 가열차게 보냈다. 어느덧 중년의 고개를 넘어간다. 여전히 진보를 끌어안고 산다. 난데없이 전화기 너머로 말한다. “(진보가) 너무 크게 이겼다. 이렇게 가면 안 되는데.” 그러면서 주문한다. “(보수 쪽에) 목을 칠 인간들은 쳐내야 한다. 보수를 생각하는 언론이라면 그렇게 써야 한다.” 불쑥 온 전화는 그렇게 끊겼다. 누굴 치라는 건지 말하지 않았다. 선문(禪門)만 던졌다. 졸답(拙答)이라도 쓰려 한다.지난 넉 달간, 보수의 질문이 있었다. “도대체 여론조사가 맞는 것이냐.” 그럴 만했다. 보수의 눈엔 도대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4-22 20:04

40대 기수론. 1971년 김영삼 의원이 들고 나왔다. 그의 나이 44세였다. 야당 대통령 후보의 조건이라 했다. 국민에 활기있는 이미지를 주자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자기가 되겠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었다. 연륜이 지배하는 세상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이 73세, 윤보선 대통령이 67세에 취임했다. 이런 정치판에서 나온 40대 기수론이다. 얼마나 황당했을지 짐작 간다. 그런데 성공했다. 당내 주자들이 다 40대였다. 김대중 45세, 이철승 48세. ▶이후 오랜 기간 이 ‘40대’가 주역이었다. ‘양 김’ 밑에서 감히 세대교체론을 주장하

오피니언 | 김종구 주필 | 2020-04-21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