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719건)

살아가다 보면 예기치 않은 시선과 종종 맞닥뜨린다. 예를 들면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물건의 위치를 묻느라 직원을 불러 세우면 그들의 시선은 십중팔구 손수레에 실린 상품들로 갔다가 내게로 돌아온다. 그는 순간적으로 내 소비 성향과 경제 수준을 한눈에 파악했을 것이다. 상품들이 손수레에 실려 있는 상태를 보아 어쩌면 내 성격까지 간파했을지도 모른다. 동네 미용실에 갔을 때의 일이다. 새로 주인이 바뀐 후 두 번째로 간 것인데 말없이 머리를 만지던 원장이 뜬금없이 “글 쓰는 일을 하세요?”라고 묻는다. 나는 저이가 그걸 어떻게 알았...

오피니언 | 박설희 | 2018-06-24

지난주 ‘제8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개막행사에 다녀왔다. 축제의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수많은 축제가 1년 내내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대한민국’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축제는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유일무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로 8년째 행사를 이어오고 있는 ‘대한민국발레축제’는 2011년 국립발레단과 대한민국발레축제 조직위원회가 행사의 주최가 되어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2013년 3회 행사부터는 예술의 전당과 대한민국발레축제 조직위원회가 행사의 주최가 되어 매년 공연과 교육프로그램,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립발레단...

오피니언 | 김인희 | 2018-06-14

올해 22회째를 맞는 ‘2018수원연극축제’가 기존 수원화성 행궁광장에서 장소를 옮겨 경기상상캠퍼스(구 서울 농생명대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서 선보였다. 지난달 25~27일 열린 이번 축제는 국내 14개 팀과 해외 6팀이 참여해 총 37개 작품, 89회 공연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소통했다. 새로 임명된 임수택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연극이 보다 시민들 가까이서 교감하고 대화하기 위해 거리예술로 연극의 범위를 확대하고 서울대 농생명대 부지였던 수원의 숲 속으로 시민들을 초대하였다. 이전 축제와는 비교할 수 없을 ...

오피니언 | 윤종연 | 2018-06-07

지난주, 갑자기 찾아온 더위를 탓하며 북한산을 올랐다. 구파발에서 일행을 만나 산아래 마을에서 냉면 한 그릇으로 더위를 가라앉히고 출발하였다. 바로 접어드는 산길은 녹음이 한창인지라 옆을 흐르는 계곡물과 함께 조금 전에 느끼던 더위를 한결 누그러지게 한다. 산길은 널찍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이십분 남짓 올라 대서문에 이르렀다. 북한산성의 정문 중 하나다. 북한산성은 북한산에 쌓은 산성이다. 조선 숙종 때 축성되었는데, 기록에 따르면 건축기간은 반년 정도인 걸로 미루어 이전의 중흥산성...

오피니언 | 김상헌 | 2018-05-31

6월18일 스웨덴과의 게임을 시작으로 한국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의 16강 진출을 위한 처절한 전투에 돌입한다. 2002년 같은 4강의 기적이 쉽게 일어날 것 같지는 않지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자체로 엄청난 성과를 획득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축구 현실을 살펴보면 이해가 간다. 몇 번 관람해 본 한국프로축구경기 관중의 숫자는 부끄러움을 넘어 처참하다. 운영시스템의 한계, 경기력이 청중의 기대보다 낮은 수준, 또는 여러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유럽의 최정상팀의 경기실황으로 국내축구는 관심이 없어진 것...

오피니언 | 함신익 | 2018-05-24

작년에 A가 B를 ‘괴물’이라고 표현한 시를 문예지에 발표했을 때 나는 엉뚱하게도 메리 셸리의 소설 이 떠올랐다. 그건 ‘괴물’이라는 단어에서 자동적으로 연상된 이미지로 그만큼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대명사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을 ‘프랑켄 푸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요망한 괴물과 같은 식품이란 뜻이다. 그런데 사실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창조한 과학자의 이름이다. 괴물은 이름을 부여받지도 못한 채 창조주인 빅터 프랑켄슈타인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나 자신의 자아 같은 것은 형성되어...

오피니언 | 박설희 | 2018-05-17

발레단을 후배에게 물려주고 나면 공연 때마다 표를 팔아야 하는 일이나 공연 제작을 위한 제작비 마련과 홍보 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지 않아도 될 거로 생각했는데, 안무하기를 너무 좋아하는 예술가 남편을 둔 덕분에 아직도 공연 티켓 판매 관리는 물론 작품에 필요한 장신구 때문에 이런저런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주말, 시립무용단 단원들을 위해 남편이 안무한 신작 ‘카르멘’ 작품에 필요한 장신구를 구하기 위해 청계천 풍물시장을 다녀왔다. 이번에 의상을 담당하시는 디자이너가 무용 의상을 처음 디자인·제작하시는 분이라 장신구까지는 신...

오피니언 | 김인희 | 2018-05-10

얼마 전 개통된 구리포천고속도로를 달려 양주에서 내리면 바로 맞아주는 곳이 양주회암사지박물관이다. 이곳은 회암사터 앞에 자리잡고서 회암사터에서 나온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 초입의 회암사 모형에서는 여말선초의 번창했던 회암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회암사의 창건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고려 충숙왕 15년(1328) 원나라를 통해 들어온 인도의 승려 지공이 처음 지었다고 하며, 고려 우왕 2년(1376) 지공의 제자 나옹이 “이곳에 절을 지으면 불법이 크게 번성한다”는 말을 믿고 절을 크게 짓기 시작하였다고도 한다...

오피니언 | 김상헌 | 2018-05-03

세계 최장수 할머니는 올해 117세를 맞은 일본의 미사오 오카와 부인이다. 참 부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피할 수 없는 시간이 올 것이다. ‘100세 시대’가 바로 코앞에 와있다. 다양한 유기농 음식, 기상천외한 웰빙식품, 종류를 셀 수 없는 건강보조식품과 장수를 돕는 기적의 약품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착각을 할 수 있도록 소비자를 설득 또는 현혹하고 있다. ‘죽음’을 피하고 싶고 피할 수 없다면 늦추고 싶다는 모두의 바람이 간절하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죽는다. 이 절대원칙 속에...

오피니언 | 함신익 | 2018-04-26

목련, 벚꽃, 산수유, 조팝꽃들이 서로 다투어 급히 피어나고 한꺼번에 하르르 지고 있다. 자연도 사람들처럼 조급증이 드는 걸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종일 뿌연 대기 속에서 퇴색된 그림처럼 꽃들은 그렇게 왔다가 사라져 간다. 사월은 일년 중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현대사에서 가장 잔혹한 일이 일어났던 달이기도 하다. 4ㆍ3이 일어난 지 올해로 70년. 제주도민들은 친척이나 이웃들 중에 희생자가 없는 집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4ㆍ16 세월호가 있다. 올해로 4주년.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침몰 당시 국가는 아...

오피니언 | 박설희 | 2018-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