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그리스 사태, 전망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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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시트 위기 모면했지만…
▲ 그리스가 채권단과 합의한 3차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위한 개혁법안의 입법절차를 시작한 7월 15일(현지시간) 긴축정책 반대자들이 아테네 중심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5년 전부터 불거져온 그리스 경제 위기가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지난 7월13일(현재시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이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 국제채권단의 협상안을 거부하면서 그리스 사태는 파국으로 치달을 뻔했다. 당장 여파가 국내 경제에까지 미쳤다.

국민투표 결과가 발표된 다음 날(7월 14일) 코스닥 지수는 3년 만에 최대 낙폭(-2.40%)을 보였다. 다행히 그리스와 국제채권단과의 합의가 이뤄지면서 그렉시트에 대한 우려에서는 벗어났으나, 그리스가 나아갈 길에는 여전히 가시덤불이 무성하다. 그리스 사태의 진행 과정을 정리했다.

국민투표 선언부터 협상 합의까지…반전에 반전 거듭
그리스가 처음으로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것은 지난 2010년 4월이다. 그간 그리스에 대한 1, 2차 금융지원은 순탄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 1월25일 그리스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당선되면서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시리자는 긴축재정에 반대하며 구제금융 재협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당장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의 담보 인정을 중단하며 압박에 나섰다. 계속되는 협상 실패 끝에 2월 20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과 그리스가 구제금융 4개월 연장에 합의하면서 그리스 사태는 한숨 돌리는 듯했다.
 

▲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은 7월 13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추가 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에 합의,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해소됐다

하지만 연장 기간이 끝나는 6월이 되자 그리스에는 다시 전운이 감돌았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채권단이 요구한 연금 삭감, 전기요금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긴축정책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여기에 6월27일 치프라스 총리가 채권단의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유로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유로 정상들은 그리스 국민투표가 끝날 때까지 3차 구제금융은 없다고 못박으며 반발했다. 결국 그리스는 7월1일자로 IMF 채무상환에 실패, 국가 부도 사태에 놓이고 말았다. 이에 더해 긴박한 분위기 속 펼쳐진 국민투표에서는 박빙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국제채권단의 긴축안 반대(61.3%)로 귀결됐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그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세계 금융시장을 파국으로 몰아넣는 듯했지만, 채권단은 투표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그리스도 채권단과 잇단 마찰을 빚었던 실무 책임자인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이 전격 사임하며 채권단에 손을 내밀며 반전의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다.

여기에 그리스는 2년간 120억 유로(약 15조1천억원)에 이르는 강도 높은 채무개선 개혁안을 제출하며 협상 타결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는 3차 구제금융 협상으로 이어졌다.

유로존 정상들은 13일 그리스가 개혁안을 이행하는 조건으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 3차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는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한 그리스와 유로존의 협상은 이것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주식시장이 6월 29일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에 1%대나 하락하며 출렁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2천50선까지 밀리는 등 불확실성 확대로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그리스의 향후 행보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우선 그리스의 그렉시트 우려가 불식되면서 우리 경제의 대외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초 그렉시트 자체가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았다.

다만 그렉시트가 유로존 붕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은 있다. 이와 함께 유럽 시장의 장기 불황으로 인한 수출 감소 타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대 그리스 수출 비중이 크지 않아 단시일 내 그리스 사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채권국의 경기가 장기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가운데 그렉시트 우려 해소로 수출 불확실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그러나 그리스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보니 섣부른 낙관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면서 펼칠 개혁안이 제대로 이뤄질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스 국민의 반발도 변수다.

국민투표에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오면서 거부된 긴축안을 이행해야 하는 실정으로, 총선 당시 공약을 어겼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그리스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되면서 단기적으로 우리나라도 대외적인 위기의 큰 가닥이 잡혔다”면서도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통해 부채를 조정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한 만큼 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이관주기자 사진=연합뉴스

▲ 7월 16일(현지시각) 그리스 아테네 중심가 그리스 국립은행 앞에서 은행 개점을 기다리는 연금생활자들이 서로 먼저 번호표를 받으려고 손을 내밀고 있다.이들은 1주당 최대 120유로(약 15만원)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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