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베 담화, 실망보다 극일(克日)계기 되어야
[사설] 아베 담화, 실망보다 극일(克日)계기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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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전날인 지난 14일 발표한 아베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담화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로 끝나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을 비롯한 세계가 크게 실망을 나타냈다. 아베가 총리 취임 이후 지금까지 행한 언행을 보면 아베로부터 새로운 역사 인식을 기대하겠다는 것 자체가 지나친 욕심일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막상 아베의 담화를 접하고 보니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밀고 있다.
아베는 그동안 국제사회로부터 일본의 식민지 침략에 대한 진정한 사죄를 해야 된다는 수많은 압력을 받았으며, 일본의 상당수 지식인들로 진정성 있는 사죄를 요구했다. 특히 일본 침략 피해의 당사국이면서 이웃 국가인 한국과 중국은 아베 담화에 진정한 사죄가 담겨지지 않으면 정상회담이 어려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수차례 보냈기 때문에 아베 담화에 혹시 새로운 내용을 담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우리만의 바람이었고 아베는 또다시 그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드러냈다.
아베는 국내외 여론에 못 이겨 담화에서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해왔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담화는 모호하게 3인칭 과거형을 씀으로써 아베의 진심이 담긴 사죄가 아닌 책임 회피용 언어유희인 것이다. 더구나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한 가해자는 명시도 하지 않았으며, 세계가 분노한 군 위안부 문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아베 담화에 대하여 박 대통령은 광복절 기념사에서 유감을 표명했다. 극히 절제된 용어로 유감을 표명한 것은 더 이상 아베 담화로 인하여 한일관계가 훼손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고뇌의 산물이라고 본다. 일반국민들도 아베가 밉기는 하지만 그러나 한일관계는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리는 더 이상 아베의 담화에 실망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물론 당장 아베 정권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 이익추구와 앞으로 동아시아의 평화관계를 확립하기 위하여 우리가 취할 자세이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일본을 적대시하기보다는 일본을 극복하는 극일(克日)자세가 필요하다.
극일은 일본을 감정적으로 대응, 무조건 적대시하는 반일(反日)이나 혐오하는 혐일(嫌日)이 아니다. 오히려 일본을 제대로 알고 대응하는 것이 극일이며, 또한 국가이익을 실용적인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반일이나 혐일은 국민감정을 부추기는 쉬운 정책이지만 일본을 극복하는 정책은 아니며 국가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극일이야말로 진정한 일본을 이기는 승일(勝日)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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