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 협상 타결됐어도 경계 늦추면 안돼
[사설] 남북 협상 타결됐어도 경계 늦추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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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시작된 무력충돌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접촉이 25일 타결됐다. 남북한이 판문점에서 22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43시간 넘게 마라톤 협상을 가진 끝에 극적 합의를 이룬 것이다. 합의에 따라 북한은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우리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25일 낮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잇단 도발로 최고조에 달했던 군사적 긴장 상태가 해소됐다. 지난 며칠간 우리의 감시망을 벗어났던 북한 잠수함들이 기지로 복귀하는 징후가 포착됐고, 우리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는 12시를 기해 준전시상태를 해제했다. 우리측도 합의대로 남한의 11개 지역에서 시행하던 확성기 방송을 15일 만에 중단했다.
남북한은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추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 회담 개최,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 활성화 등 3개항에도 합의해 그동안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해빙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 위기 속에 급작스럽게 마련된 남북 고위급 접촉은 박근혜 정부들어 처음 갖게 된 협상이다. 이 자리엔 남측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다. 이들이 마라톤 협상 끝에 공식 발표한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은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뿐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 활성화를 위한 합의도 담아내 의미가 크다.
이번 합의에서 확성기 방송 중단의 전제조건으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고 못박은 것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추가도발을 방지하고, 다시 도발할 경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정부가 일관된 원칙을 갖고 협상한 결과다. 하지만 지뢰 도발과 관련, 북한의 확실한 ‘사과’가 아닌 ‘유감’으로 협상이 타결지어진 것에 대해선 아쉬움이 남는다.
어찌됐든 남북 고위급 접촉이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재발 방지 및 남북관계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돼 다행스럽다. 그동안 꽉 막혔던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는 물꼬를 텄다. 이번 협상에서 보여준 것처럼 정부는 원칙을 지키면서 유연성을 살려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며 남북의 현안들을 풀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북에 대해서는 항상 긴장과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앞으로 화해의 손을 내밀면서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게 북한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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