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된 ‘연금법’ 설명회
난장판 된 ‘연금법’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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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가 엊그제 주관한 공무원 연금법 개정을 위한 경기 인천지역 설명회가 공무원 직장협의회 등의 방해로 난장판이 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대전·부산 설명회에서의 집단퇴장사태에 이어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공무원들의 연금법 개정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조직화·집단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할 일이다.



수원의 국가전문행정연수원에서 시·군·구 재정담당 간부공무원 등 300명이 참석한 설명회에서 경기도와 부천시 등 직장협의회간부 1백여명이 시작 10여분만에 구호를 외치며 단상의 마이크를 빼앗고 연단을 점거한 뒤 설명회 무효를 선언하고 집단퇴장한 것은 공무원의 신분으로서는 지나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의사협회 및 약사회와 금융산업노조 등의 집단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빚어진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집단행동이면 무엇이든 이루어낼 수 있다고 믿는 우리 사회의 풍조가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점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행자부가 주관한 설명회는 엄연한 국가기관의 공적기능이므로 이를 한때 중단시킨 것은 공무집행 방해행위라 할 것이다. 연금법 개정에 대해 이견이 있으면 설명회에서 그런 의견을 충분히 진술하는 것이 정도(正道)일 것이다. 그러고도 설명회가 만족지 못하다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민주적 의사결정 장치인 공청회를 요구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옳다. 설명회를 수라장으로 만든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 될 수 없다. 사태가 이렇게 된 데는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 중요한 국가정책을 바꾸기에 앞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이를 수렴하는 공청회는 민주국가에선 기본에 속한다. 서울 공청회가 공무원직장협의회의 방해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하여 관계 공무원만 모아놓고 비밀스럽게 주지시키는 설명회를 갖고 있는 것은 떳떳지 못한 일이다.



더군다나 부실한 기금운영으로 연금 재정을 고갈시킨 공단측의 책임은 묻지도 않은 채 연금부담률만 늘리고 지급액은 줄이려 하니 연금만 기대하고 근무해온 공무원들이 반발하고 불만을 터뜨리는 것은 어느 면에선 당연하다. 정부는 직장협의회와 대화를 통해 연금재정의 고갈원인을 솔직히 털어놓고 이해시킴으로써 연금개선의 접근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연금문제로 인해 국가 기간조직인 공직사회가 갈등을 빚는 사태를 초래해선 절대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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